[미래에 도전한다]소프트캠프

 스파이 영화에서 기밀문서를 몰래 유출하는 장면은 단골 메뉴다.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사의 기밀을 빼내기 위한 작업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핵심기술을 담은 문서나 도면 하나가 외부로 유출되면 천문학적 손실을 초래한다.

 이에 따라 최근 보안산업의 패러다임이 외부보안에서 내부보안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보안사고의 80% 이상은 내부인의 소행이다. 아무리 내부 시스템과 외부 네트워크 사이의 보안을 철저히 하더라도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보유출은 막기 어렵다.

 소프트캠프(대표 이재필 http://ww.softcamp.co.kr)는 이러한 내부보안의 일종인 문서보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이 회사가 만든 문서보안솔루션은 ‘소프트캠프 도큐멘트 시큐리티(Softcamp Document Security)’다.

 모든 문서를 생성시점부터 암호화하며 접근권한의 설정을 통해 승인받은 사용자에 한해 열람·편집·프린트·외부반출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 또 기밀문서의 외부전송을 위한 보안문서 생성시에도 문서를 수신하는 사람에 대한 권한 설정이 가능해 다른 사람에 의한 문서유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소프트캠프가 이 솔루션을 출시할 당시 문서보안이라는 분야는 전혀 생소한 분야였다. 신규시장으로의 진입이 그러하듯 시장개척에 많은 난항을 겪었으나 2002년 상반기 SK텔레콤이 회사 전체에 이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시장확대의 계기가 됐다. 뒤이어 하나은행과 한미은행, 금융결제원을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문서보안솔루션 분야의 선도업체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공급규모는 일반 기업에 비해 작지만 청와대와 정보기관에도 공급돼 기술수준을 인정받았다.

 문서보안솔루션의 경우 아직 초기시장으로 출혈경쟁같은 병폐가 나타나지 않아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대기업의 경우 수억원 정도의 가격이 보장된다.

 소프트캠프는 문서보안솔루션에 이어 최근 ‘소프트캠프 시큐어 키스트로크(SoftCamp Secure Keystroke)’라는 키보드 보안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컴퓨터 사용자가 키보드로 입력하는 문자를 암호화하는 것이다. 키보드 입력문자를 유출하는 해킹 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해 필요한 제품이다.

 사용자의 편이성과 사용자 환경을 최대한 고려하여 안정적으로 설계된 이 제품은 금융권 최초로 조흥은행에 공급되는 성과를 냈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디딘 이상 다른 금융기관으로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이외에 온라인게임업체 등 키보드 입력정보가 중요한 업체를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99년 4명이 모여 창업한 소프트캠프는 현재 직원 42명으로 외형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작년에는 대부분의 보안솔루션업체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50억원의 매출과 10억원의 흑자를 목표로 잡았다. 이미 5월까지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그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국내는 물론 6월부터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고 수출도 시작한다.

 

 <인터뷰> 이재필 사장

 “정보기술(IT)은 정보를 공유하고 그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면에는 정보유출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재필 소프트캠프 사장(35)은 기업의 경쟁력은 주요 정보의 보호에 있다고 강조한다. 반도체업체나 자동차업체에 있는 향후 주력제품의 기술문서나 금융권의 거래정보 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단지 금전적 손해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점이 소프트캠프가 시스템보안에서 문서보안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다.

 “문서보안은 단순히 문서를 암호화하는 것을 넘어서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내부 사용자가 각자의 권한에 맞는 문서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른바 보안관리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기업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지식관리시스템(KMS)이나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과 연동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재필 사장은 회사 경쟁력에 대해 “우리 회사의 기술적 장점은 시스템 보안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운용체계 차원의 보안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직원이 1만2000명에 이르는 하나은행을 비롯해 7500명의 SK텔레콤, 6000명의 한미은행 등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해본 경험도 큰 장점이다. 이재필 사장은 앞으로 문서 이외에 네트워크·소프트웨어 등 보안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 대상을 늘려 기업에 필요한 내부보안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