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오리온전기의 부도 여파가 주식시장에도 미치면서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LG마이크론, 한국전기초자 등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은 주가가 크게 출렁인 반면 오리온전기와 경쟁관계로 직간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SDI, LG전자 등은 강세를 보였다.
2일 주식시장에서 LG마이크론의 주가는 각각 지난 주말보다 8.08% 빠진 3만9800원으로 마감됐다. 한국전기초자는 장초반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서서히 주가를 회복해 1.73% 오른 5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SDI와 LG전자의 주가는 각각 전 주말 대비 2.07%, 8.01% 오른 7만8900원, 4만3800원으로 마감됐다.
LG마이크론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 매출액의 8.6%인 400억원 가량을 올린 오리온전기의 부도로 매출채권 손실과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오리온전기의 부도로 인해 LG마이크론은 채권·채무 관계가 동결돼 최악의 경우 대금회수가 불가능하며 피해금액은 1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며 “오리온전기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계속적인 거래는 가능하지만 대금회수의 불확실성으로 판매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LG마이크론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올해 실적 충격과 그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섀도마스크 분야에서 강화되는 시장지배력과 신규 제품군의 회복세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전기초자는 오리온전기 부도로 약 44억원의 매출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오리온전기 매출비중이 약 2%로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진화에 나서 주가하락은 막았다. 반면 브라운관 사업을 놓고 오리온전기와 경쟁하고 있는 삼성SDI와 LG필립스LCD의 경우 이번 사태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날 국내 CRT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는 오리온전기의 부도로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기존의 CRT업체가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LG필립스디스플레이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LG전자가 간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브라운관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