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확보시기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전문가를 영입해서 그들이 소신대로 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의 가장 현명한 일 중 하나다.” 이 말은 빌 게이츠에 대한 평가내용의 하나다. 회사 인사책임자는 가장 적절한 인재확보시기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적의 시기에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매년 시즌이 되면 대개의 기업들이 일제히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관례도 바뀌어 각 회사마다 처한 입장에 맞추어 특정한 시기와 관계없이 연중 수시(상시) 채용하는 제도도 최근 들어 일반화되고 있는 점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시 채용방식이 당장 시급하게 확보해야 될 인원마저도 회사나 인사부서의 편리에 따라 언제라도 채용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닐 것이다. 다만 원래의 의도대로 필요한 인재를 최적시기에 확보하는 방안의 하나로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업부서에서 인원충원 사유 발생으로 긴급한 인원확보 요청을 받고도 별다른 이유없이 몇 개월 또는 그 이상의 중요한 시간을 인사담당에 의해 불필요하게 질질끄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한참의 시일이 지난 후에 마지못해 요구 받은 인원을 보충해주는 회사의 얘기를 듣게 될 때마다 그 회사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업무상 고충과 애로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시간의 낭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절감에는 기여하였다고 인사담당자나 경영자가 주장한다면 그로 인한 회사의 경영손실이 어느 정도 발생되었는지 먼저 심각하게 따져 보기를 권유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인재를 확보하는 시기를 잘 결정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회사의 중장기적인 경영정책에 의거하고 그러한 근거가 되는 기준이 규정과 절차로 확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경영자나 채용결정권자의 업무 스케줄, 또는 일시적이고도 비교적 사소한 회사 경영상황 등의 이유들이 인재확보시기에 영향을 준다면 가장 적절한 때를 이미 놓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단기적인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해당 부서나 조직의 내부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 이다. 자동차는 바퀴를 하나 빼고도 움직일 수는 있지만 계속해서 제대로 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조직 논리상으로 이러한 비유가 반드시 적절하지는 않다고 해도 반드시 필요한 인재의 부족으로 회사가 받을 수 있는 손실은 아무리 짧은 기간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인재 확보시기는 각 회사(부서)가 처한 업무의 성격, 상황, 대외환경에 따라 매우 전략적으로 사전에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인사 담당자나 책임자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조직구성원 모두가 예측 가능하고 계획된 최적의 시점에 필요한 인재가 확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구성원들이 겪게 될 업무과부하에 따른 위험을 미리 예방하고 회사경영에 하등의 이익이 되지않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인재를 고용해야 될 때는 예상되는 소요기간과 장래의 자연손실인원 비율 등을 감안해 채용시기를 적절한 계획하에 결정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러한 시기 결정의 근간에는 회사의 경영계획이나 사업목표 등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중에서 요즘 유행하는 최신 휴대폰을 하나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편리한 각종 기능을 구매자가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그것의 작동법을 익혀야 하는데 그러자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회사에서 정해놓은 기준에 맞아 채용된 인재가 현업부서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업무수행능력에 도달해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에 기여하는 데 소요되는 물리적인 기간은 반드시 배려돼야 할 사항이다. 만약 기업의 신규인원 채용시 이 점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최적의 시기에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안병공 <서울써어치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