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에 비례해 비용도 늘어났다. 점차 자금조달이 힘들어지는 등 명확한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당시 온라인게임회사들은 개발 이외에도 마케팅 및 시스템 구축과 운영, 빌링 구축까지 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고 있었다.
필자는 이에 착안해 업계 최초로 ‘온라인게임 웹퍼블리싱’이라는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다. 당시로서는 아무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이 사업모델은 한마디로 ‘대성공’이었고 넷마블을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한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 모델은 넷마블을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보고, 개발사들에게 시장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구상이었다.
여기에다가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는 장르의 게임보다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원칙도 정했다.
어떻게 보면 모험일 수 있었다. 정작 돈이 되는 온라인게임은 롤플레잉게임으로 한정돼 있어서 대부분의 개발사들도 롤플레잉게임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저의 입장에서는 새롭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 대한 욕구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이들에게 여러 종류의 게임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같은 장르의 게임을 한 사이트에서 동시에 서비스할 경우 ‘제 살을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런 고민끝에 넷마블의 ‘온라인게임 웹퍼블리싱’ 사업은 ‘라그하임’을 필두로 ‘노바1492’ ‘캐치마인드’ 등 퍼블리싱을 시작한 게임마다 히트를 치며 유저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넷마블에서 퍼블리싱하는 게임은 굳이 인기가 보장된 대작 게임일 필요도 없었다.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선다는 취지로 다양한 게임 육성에 관심을 두었다. 롤플레잉이라는 한 장르에 편중된 시장 분위기를 역행해 이미 한물 지나간 게임을 서비스한다든지, 비인기 장르로 치부되던 게임을 선보이는 식이었다.
이렇게 해서 선보이게 된 게임이 바로 ‘카르마온라인’ ‘강진축구’ ‘다크에덴’ 등이다. ‘카르마온라인’은 최근 동시 게임 접속자수 8만6000명을 넘어서며 기존의 비인기 장르로 소외받던 일인칭 슈팅게임을 최고의 인기 장르로 부상시켰다. ‘강진축구’는 3년 전 시장에 선보여 잠시 인기를 끌다 거의 사장되던 게임이었다. 이를 퍼블리싱하며 지난해 월드컵의 인기에 맞춰 대대적인 축구게임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 결과 왕년의 인기를 되찾은 것은 물론 부분적인 유료화 모델까지 선보이며 성공적인 퍼블리싱 사례로 남게 됐다.
온라인게임 웹퍼블리싱 모델은 이제 넷마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서비스회사들이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원칙과 고집대로 진행해온 결과 넷마블은 현재 이 부문의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진설명
넷마블은 2002년 10월 메트로텍과 ‘다크에덴’ 퍼블리싱에 관한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메트로텍 유내형 사장과 필자(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