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요? 우리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경기를 타더라고요. 매출이 더이상 늘질 않아요. 작년 이맘때에는 매월 20% 이상씩 꾸준히 성장했는데 말이에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어쩌나 고심입니다.”
무선콘텐츠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각광받으며 시장 성장에 견인차가 됐던 벨소리 전문업계에 최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돈이 된다’는 말에 벨소리회사가 40개를 넘어서 이제는 ‘포화론’까지 나돌고 있으며, 게다가 MOD(Music On Demand)와 라이브벨 등 원음서비스 시장이 늘어나면 MIDI로 서비스하는 벨소리 전문회사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콘텐츠 개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말 그대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MOD·원음벨 인기 늘어=‘준’이나 ‘핌’에서 서비스하는 원음벨소리와 함께 최근 들어 MOD 인기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SKT에서 올초 내놓은 MOD폰(IM6100)의 경우 지금까지 판매된 수량은 약 30만대 수준. 4∼5개월만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MOD는 원음을 mod 파일로 컨버팅해서 음악 일부만 서비스하는 것으로 전곡을 mp3 파일로 들려주는 라이브벨과 같은 원음서비스와 거의 유사해 당연히 컴퓨터 기계음인 MIDI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음질이 우수하다.
그런데 문제는 MOD나 원음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기존 벨소리회사는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 복잡한 MIDI 작업이 필요없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원을 가지고 있는 음반기획 및 제작사들이 직접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 중이어서 벨소리 전문회사들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벨소리 전문회사인 다날의 이익순 팀장은 “원음시장이 커질수록 벨소리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이라며 “이제까지 쌓은 기술력과 브랜드로 차별화할 수 있겠지만 위기는 위기”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장 포화론=‘무소불위’의 힘으로 고속성장했던 벨소리·통화연결음 시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성장폭이 무뎌지고 있는 것. 주머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서비스 선택에 보다 신중해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벨소리·통화연결음 서비스의 주 수요층은 10∼20대로 비교적 경기에 둔감한 계층이지만 최근에는 이들의 소비심리까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사이오의 전익재 실장은 “통화연결음의 경우 전체적인 이용자는 늘었으나 한달 사용빈도가 1.3회에서 0.7회 수준으로 줄었다”며 “벨소리·통화연결음 시장은 꾸준히 커지겠지만 예년만큼 대폭 성장은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콘텐츠 개발=벨소리에 이어 통화연결음 서비스는 ‘공전의 히트작’으로 꼽힐 정도로 단시간 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당분간은 통화연결음과 같은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회사마다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나 별반 신통한 결과가 없다.
전익재 실장은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수익도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이런 때일수록 신규 서비스로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돌파구를 찾아라=이외에도 무선망 개방은 벨소리업계에 또다른 위기감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포털회사와 단말기회사가 무선시장에 진출할 경우 벨소리업계가 경쟁력을 가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여러 방면으로 전략을 모색 중이나 유선서비스가 없는 우리로서는 특별한 돌파구가 없다”는 와이더덴닷컴의 이동진 이사의 말은 업계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업계 나름대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사업 발굴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어 벨소리 전문회사들의 변신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