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휴대인터넷인가
SKT 서종렬 상무
-현재 시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고속의 저렴한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존재하나 3세대(3G) 서비스는 시스템 특성상 저속·고요금 구조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휴대인터넷 서비스 도입으로 고속 데이터 수요가 높은 도심지역을 서비스하고 기타 지역에서는 3G 서비스와 연계해 중단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휴대인터넷은 높은 주파수 효율로 이용자에게 1∼4Mbps의 속도를 제공하며 간단한 망 구조에 따라 투자비를 절감하여 저렴한 정액제 형태의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이용자는 낮은 전송속도와 고가의 요금으로 사용할 수 없던 고속 인터넷, 고품질의 멀티미디어 등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휴대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KT 고종석 상무보
-지금의 무선인터넷과 CDMA 기술로는 휴대인터넷이 지향하는 보편적인 고속무선인터넷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무엇보다 기존 기술들이 전송속도의 한계와 비교적 높은 요금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선근거리통신(LAN)기술도 건물 안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해, 옥외로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경제적인 망 구축에 어려움이 크다. 즉, 비교적 협소한 서비스 범위와 품질(QoS)의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만큼 정체상태에 있는 현재 유무선통신시장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휴대인터넷은 반드시 필요한 산업영역이다.
◆유선영역인가 무선영역인가
KT 고종석 상무보
-휴대인터넷은 유선 초고속인터넷(xDSL)서비스의 옥외 무선화 개념으로 유선사업자 영역임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유선 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가정환경에 국한돼 차후 VDSL·댁내광가입자망(FTTH) 등으로 망이 고도화되더라도 이동중인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따라서 휴대인터넷은 사용자까지의 접속구간을 무선화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SKT 서종렬 상무
-휴대인터넷은 이동통신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며 이동통신 기술발전 경로상 4G 서비스의 전단계인 3.5G 서비스에 해당되므로 당연히 무선영역에 해당된다. 휴대인터넷의 특성인 이동성, 핸드오버, 셀단위서비스, 휴대단말기 사용, 고품질(QoS), 보안성 등은 이동통신과 동일한 특성이며 핵심기술인 스마트안테나·OFDM·MIMO기술 등은 주파수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써 4G 서비스의 기반기술이다. 이동통신사업자는 효율적인 망 구축으로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전국 5000여개의 기존 기지국사를 이용하는 등 기 보유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망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서비스를 준비중인 사업자는 대부분 이동통신사업자들이다.
◆기술표준은 어떻게 가야 하나
KT 고종석 상무보
-단일기술표준으로 하되 조기에 기술개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시대에는 최적 기술을 선택하고 조기 상용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이동통신기술인 PDC 방식은 외국 기술을 무시한 일본만의 독자 기술표준으로 이미 한계를 증명한 실패사례다.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무선인터넷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이미 상용화된 외국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산 기술들간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지적재산권(IPR) 협상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제2의 퀄컴이 출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말도 이런 이유다.
SKT 서종렬 상무
-기술표준은 기술적인 부분, 소비자의 편익, 산업육성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일표준이 바람직하다. 단일표준의 경우 사업자 모두 동일한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시스템간 간섭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가입자가 사업자 변경시에도 단말기 교체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사업자 모두가 동일한 방식이므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라 장비 생산단가를 절감할 수 있으며, 국내 기술력 결집 및 축적이 용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용이하게 되어 CDMA 이후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산장비냐 외산장비냐
KT 고종석 상무보
-현재 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중인 HPi 기술은 개발일정이 촉박해 기존의 원천기술을 이용한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 개발 완료시점에 원천기술 보유업체와 지재권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일부 업체들은 외국의 응용기술을 확보해 국내 기술과 접목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0여개의 상용기술이 있으므로 유리한 조건에 기술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술로 상용시스템을 개발하되, 조기 시장조성을 위해 외산 기술도 신축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SKT 서종렬 상무
-현재 국내외 기술개발 수준과 산업육성 차원을 고려할 때 국산장비 개발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기술개발 장비를 사용할 경우 기술개발 과정에서의 노하우 축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내 장비산업 육성과 이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유선사업자들이 시험하고 있는 외국 기술들은 대부분 소규모 벤처사가 제안한 테스트베드 수준으로 아직 표준화도 돼있지 않은 상태다. 외산 장비를 도입할 경우 향후 로열티 협상 및 기술종속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국내 기술이 사장될 우려가 있다.
◆주파수 할당 언제가 좋은가
KT 고종석 상무보
-외국의 상용화 일정과 적기 시장진입 시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주파수가 할당되어야 한다. 현재 급증하는 무선인터넷 수요와 유선시장의 포화상태를 고려해서다. 호주·캐나다·일본 등은 유사기술을 적용해 올해 안에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우리도 내년 상반기께 주파수가 할당되면 내년중에는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다.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한 기술은 국산 기술이냐 외산 기술이냐를 막론하고 무의미하다.
SKT 서종렬 상무
-주파수 할당시기는 국내 기술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 말이 바람직하다. 국내 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파수 할당으로 조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외국 기술이 국내에 먼저 도입되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며 국내에서 애써 개발한 국산 기술은 사장될 우려가 있다. 현재 논의되는 기술들은 비표준기술이며, 기술검증 또한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조기 서비스 제공시에는 사업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몇개의 사업자가 적당한가
KT 고종석 상무보
-사업자수는 2개가 적당하다. 휴대인터넷은 노트북·개인휴대단말기(PDA) 환경에서 데이터 중심의 초고속서비스를 지향한다. 특화된 시장영역인 셈이다. 참고로 IMT2000의 경우도 사업자당 40㎒(보호대역 별도)가 필요하다. 휴대인터넷은 고속·대용량 데이터서비스여서 IMT2000보다 많은 트래픽이 발생할 것이고, 빌딩·인구 밀집지역이 많은 우리 환경에서는 최소 40㎒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수의 사업자가 출현할 경우 과열경쟁에 따른 중복투자 문제도 우려된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 부담을 덜고, 다수 사업자가 출현함으로써 야기될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100㎒에 불과한 현행 주파수 대역에서는 2개 사업자가 적절한 수준이다.
SKT 서종렬 상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 중심으로 3개 사업자에게 주파수를 추가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3㎓ 주파수 대역에서 휴대인터넷으로 이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폭은 100㎒이나 보호대역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한 대역폭은 85㎒이며, 시분할다중접속 방식인 TDD로 할당할 경우 보호대역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가용한 대역폭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TDD 방식으로 25㎒씩 3개 사업자에게 할당하더라도 국내 휴대인터넷시장의 최대 수요인 1000만명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고 경제성 확보도 가능하다.
◆다른 문제점은 없나
KT 고종석 상무보
-우선 법·제도적 측면에서는 지금처럼 유무선 영역이 확연히 구분되는 역무체계는 문제가 있다. 미래 유무선 통합시장에 대비해 새로운 법제 정비가 필요하다. 이밖에 초고속인터넷 강국을 견인한 ADSL서비스의 성공사례를 면밀히 되짚어봐야 한다. 무엇보다 조기에 상용서비스를 확산시키는 것이 국내 업계의 육성·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IT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성공사례를 일궈내야 할 시점이다. 휴대인터넷은 기존 통신시장과는 구분되는 신수종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 휴대인터넷을 조기에 상용화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SKT 서종렬 상무
-유선사업자에게 주파수를 할당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에 따른 대규모 중복투자가 반드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중복투자는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와 함께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될 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국내 통신사업자 모두의 공멸이 우려된다. 특히 유선사업자 중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휴대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광대역 유선망을 비롯하여 모든 기간통신시설을 보유하게 되므로 시장지배력 차원을 넘어 심각한 독점적 지위 강화로 유효경쟁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며 나아가 모든 통신사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서종렬 상무 프로필
△59년생 △한국전자통신연구소 통신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 △쌍용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K텔레콤 무선CATV사업본부장 △현재 SK텔레콤 차세대무선인터넷사업추진단 사업전략 담당 상무
◇고종석 팀장 프로필
△59년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석·박사 △연구개발단 기간통신연구본부 차세대통신망연구실장 △무선통신연구소 무선기초기술연구실장 △KT 사업협력실 차세대무선팀장(상무보)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