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손잡고 CDMA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아성인 GSM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 반도체업체들을 재배치하는 등 새 진용을 짜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럽과 북미지역의 GPRS(2.5세대) 및 EDGE시장(2.75세대)의 본격 공략에 나서면서 아기어시스템스와 실리콘랩 등을 새 협력업체로 선정하고 최근 대량발주를 시작했다.
아기어시스템스는 올해에만 GPRS 베이스밴드와 프로토콜 소프트웨어 1억5000여만달러 어치를 삼성전자에 공급키로 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또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일고 있는 EDGE시장을 겨냥해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고 제품개발을 추진중이다.
실리콘랩 역시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업체인 ASE코리아를 통해 현지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최근 GPRS용 고주파(RF) 집적회로(IC)의 양산을 시작했다. 실리콘랩은 올해 1500만여대를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GSM/GPRS분야에서 3000여만대의 휴대폰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무선사업부 구매담당자는 “부품 공급업체를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협력업체들을 확대했다”면서 “특정업체와 고정적인 협력관계를 정해놓은 바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필립스와 스카이웍스도 뒤늦었지만 최근 GPRS 솔루션을 내놓고 삼성전자에 공급을 시작했다. 이들은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달라서 GPRS시장에 늦게 대처했지만 수년간 닦아온 협력관계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