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상승이냐, 본격적인 상승이냐.’
최근 전통적인 비수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D램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자 바닥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D램 재고량이 줄어든 데다 인텔의 신형 칩세트(스프링데일) 발표 이후 고급형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등 회복신호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D램 수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PC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바닥탈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아직 사스(SARS)의 영향이나 후유증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았고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이 바닥이다=바닥론을 주장하는 시장분석가들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각종 징후로 미뤄볼 때 본격 상승이 임박했다는 주장이다.
D램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한 PC 제조업체들이 최근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장기공급계약 의사를 밝힌 것과 지난달 22일 인텔이 스프링데일 칩세트 발표한 후 주요 DDR SD램 가격이 6% 가량 오른 것, D램 재고물량이 최저수준인 2∼3주분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를 본격 상승신호로 보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 DDR 256Mb(32M×8 333㎒) SD램의 아시아현물 평균거래가격은 지난달 22일 3.15달러에서 4일 오전 현재 3.37달러로 6.98% 올랐고 DDR 400㎒ 제품도 같은 기간 3.66달러에서 3.91달러로 올라 6.83%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이에 따라 대만의 메모리 중개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4일 시장보고서를 통해 D램시장에 낙관론의 확산되고 있어 이달 이후 D램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점쳤다.
또 시장 주력제품으로 급부상한 DDR 333㎒ 및 400㎒ SD램의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이달부터 PC업체들이 스프링데일 칩세트 장착 PC를 속속 선보임에 따라 상승추세는 내달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시적인 현상이다=이에 반해 신중론을 펴고 있는 분석가들은 최근의 가격상승은 PC수요와는 무관한 것으로 PC 수요회복이 전제되지 않은 상승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의 근거로 최근 한달 이상 강보합세를 보여온 고정거래가격이 스프링데일 발표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하순을 기해 5∼6% 하락했으며 이달 상순분 고정거래가격에서도 지난달 하순의 상승폭을 만회하지 못한 소폭 상승에 그쳐 낙관론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또한 사스로 인한 PC 수요위축이 최근 현실화되면서 에이서·레전드그룹 등 중화권 국가 PC업체의 출하량이 2분기들이 감소추세에 있고 대만의 주기판업계가 재고증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래이마켓에 헐값으로 내다파는 등의 악순환도 개선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제조업체 대상의 실제조사를 토대로 비교적 정확한 통계자료를 내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가 4일 사스를 이유로 올해 반도체 성장률을 당초 예상치인 16.6%에서 11.5%로 낮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현물가격 동향이나 재고량을 감안하면 D램 가격이 안정권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지만 PC수요가 본격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최소 한달정도는 더 지켜봐야 경기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표>최근 2주간 D램 아시아현물가격 동향(단위:달러)
품목 5월 22일 23일 26일 27일 28일 29일 30일 6월 2일 3일 4일 오전
DDR256Mb 400㎒ 3.66 3.71 3.73 3.74 3.73 3.75 3.80 3.85 3.87 3.91
DDR256Mb 333㎒ 3.15 3.29 3.32 3.32 3.28 3.28 3.30 3.32 3.35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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