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흑자전환(1분기 8억원). 심텍 전세호 사장(47·shchun@shimtech.co.kr)은 16년 동안 인쇄회로기판 사업을 해오면서 여러 번의 부침을 겪어왔지만 2001년 이후처럼 혹독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특히 그간 IC모듈 기판 분야에서 유망 기업이란 평가를 받아오던 터라 ‘드디어 거품이 걷히고 심텍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등의 주변 평가는 전 사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전 사장은 크게 개념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관리하고 극복하는 데 주력했다. 어차피 기업 운영에 있어서 위기는 항시 존재하기 때문. 이에 지난해 33억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4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요하는 신공장 설립에 지난해 착수, 주변에 놀라움을 던져줬다.
그는 청주 신공장이 7월초쯤 본격 가동하면 양질의 제품을 중국보다 저렴하게 만들어 고객들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 올해 단골고객을 다수 확보하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영국 PLC 등 여러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전 사장은 또 100년 이상 장수하는 ‘참 좋은 회사’를 임직원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이에 한 달에 한두 번 그의 생각이 담긴 아침편지를 임직원들에게 사내메일로 전하곤 한다. 직원과의 신체적인 스킨십도 중요하지만 사장의 생각을 체험하는 장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처럼 시련을 딛고 초우량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일 속에 묻혀 살다보니 요즘 원형탈모 증세까지 생겼지만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하다고 한다. 전 사장의 건강비결은 바로 식욕절제에 있다. 야채만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참기 힘든 게 식욕이지만 수년간 야채만을 먹다보니 머리가 맑아지면서 위에서 느끼는 부담감도 덜하다고 한다.
또 이른 새벽 1시간 가량의 참선도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면 처음엔 다리가 저려오는 등 고통이 수반되지만 이를 참고 넘기면 점차 신경이 무감각해지면서 온몸에 기가 꿈틀 거리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