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체들 `진퇴양난`

 양·단면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이 최근 동박적층원판(CCL) 가격인상 요구와 납품단가 인하압력 등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고사직전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전자·신성기업과 대만 난야 등 원판 공급업체들이 동박·절연종이 등 수입 원재료 인상으로 이달부터 페놀 재질의 원판 공급단가를 최대 30% 인상키로 통보함에 따라 대덕GDS를 비롯, 100여개 양·단면 생산업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업체들도 백색가전용인 양·단면의 기판단가를 이달부터 인하키로 구두로 통보함에 따라 양·단면 기판업체들은 생산원가 이하로 납품해야 하는 등 사업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또 국내외 원판업체들은 페놀 원판에 이어 다층기판 원자재인 에폭시 원판 가격마저 추가로 인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번 사태는 가뜩이나 불경기에 허덕이는 국내 전체 기판산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대덕GDS를 비롯, 100여개 양단면 업체들은 ‘인상 절대 불가’ 입장을 천명한 가운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대 업체인 대덕GDS가 인상안에 승복하면 여타 중소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덕과 두산 간의 ‘인상 폭’ 줄다리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양·단면 기판이 ㎡당 10.5달러에 세트업체에 납품되고 있는데 원판 가격을 현재 ㎡당 5.8달러에서 7. 4달러로 30% 인상하면 원자재 비중이 판매가의 70%대를 차지,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없어 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덕GDS 최순규 상무는 “기판 경기는 바닥를 헤매고 있고 최근 중국 업체의 가격에도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양·단면 PCB용 원자재인 원판이 인상되고 세트업체가 납품 단가를 또다시 인하하면 더 이상 단면 PCB 생산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두산전자 한 관계자는 “주원재료인 동박 가격이 15% 인상되고 유가상승으로 페놀·메탄올 등 원자재도 30∼150% 인상돼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이러한 인상분을 자체 흡수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원판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