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우일렉트로닉스 정연국 상무

 “내년 중반까지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25%까지 올려 90년대 중반처럼 국내 가전 3사의 위상을 되찾을 계획입니다.”

 국내 영업부문이 위치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대우일렉트로닉스 본사 13층. 지난해 중반만 해도 국내 영업 직원수가 채 20명이 안돼 구석 한켠에 위치했지만 최근에는 1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한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 GE백색가전 사장에서 다시 친정으로 복귀한 정연국 상무(52)다.

 정 상무는 “다른 가전업체들은 올해 내수침체로 매출이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5월까지 내수판매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며 “이는 친환경·친건강·친가족 등을 내세운 대우의 올해 모토가 시장조류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건강을 내세운 나노실버 클라쎄 냉장고 580L 제품은 국내시장 주력제품군에 비해 용량이 떨어짐에도 월 평균 4000대에서 5000대 가까이 판매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런 조류 외에도 국내에서 옛 대우의 모습을 찾겠다는 정 상무와 국내영업 직원들의 의지와 노력이 깃들였기 때문에 이같은 실적이 가능했다.

 정 상무는 지난 2월 1일 복귀하면서 ‘고객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국내 영업조직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국내 영업본부 직원을 지난해 중반보다 5배 늘어난 100명으로 늘렸으며 각 매장에서 대우 물건을 판매하는 직원도 550여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지방지사도 설립했다.

 국내 영업조직 정비에 맞춰 신제품도 출시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 나노실버 클라쎄 냉장고와 산소에어컨인 수피아가 출시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나노실버 기술을 접목한 세탁기, 진공청소기 등도 선보였다.

 정 상무는 “무세제 세탁기의 경우 환경오염이나 물사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며 “우선 대우 직원들부터 이러한 인식을 없애자는 취지로 2000여명의 대우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시연회를 가졌으며 점차 이러한 시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우그룹이 해체되기는 했지만 예전 대우 임직원들이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해 성원을 보내주고 있고 대우마니아들도 적지 않다”며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대우마니아들을 대우제품 구매로 연결, 1년 이내에 국내 가전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첫 직장이 대우인 만큼 끝도 대우에서 맞고 싶다”며 “하루에 최소 2, 3곳의 판매점을 들리는 강행군이지만 이제 희망이 보인다는 생각에 힘든지 전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