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당시의 빌 휴렛과 데이브 패커드. HP의 창업자인 빌 휴렛과 데이브 패커드는 스탠퍼드대학 동기생으로 우정을 키웠다. 졸업 후 빌 휴렛은 MIT와 스탠퍼드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데이브 패커드는 제너럴일렉트릭에 취직했지만 스탠퍼드대학의 프레드 터먼 교수의 적극적인 권유로 두 사람은 HP를 창업했다.
창고: HP의 산실인 ‘개라지(창고)’. 벤처 정신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이 창고에서 휴렛과 패커드가 538달러의 현금으로 시어스-로벅(Sears-Roebuck) 천공반을 구입한 것이 초기 투자의 전부였다.
2002년 5월 3일 HP는 컴팩컴퓨터를 인수, IT 분야의 최대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IT 발전의 역사 속엔 HP가 있다.’
지난달 22일로 옛 컴팩코리아와의 합병 1주년을 넘긴 한국HP(대표 최준근)가 통합브랜드 및 기업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10, 11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과 인도양홀에서 개최되는 ‘HP 월드 2003’은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한국HP가 엔터프라이즈 기업이미지를 보다 견고히 하고, 특히 전세계 IT산업의 흐름에서 HP의 기술과 역사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특히 한국HP는 합병 1년 만에 처음 개최하는 행사인 만큼 통합HP의 단일한 이미지와 차세대 컴퓨팅 전략인 AE(Adaptive Enterprise)를 토대로 한 장기적인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HP 박물관’이라는 대형 부스를 설치, HP가 출발한 30년대부터 주요 IT의 변천사와 그 과정에서 HP가 이뤄낸 기술 진보와 공헌을 소개할 계획이다.
올해 콘퍼런스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보다 HP의 차세대 컴퓨팅 전략인 AE. 한국HP는 어떤 환경 변화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구축된 IT 자원을 유연하게 배치·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비즈니스 민첩성(Agility)에 목표를 두고,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AE를 중심으로 요소별 솔루션과 기술·사례를 자세히 전달할 계획이다.
또 한국HP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실생활에서 자리잡은 IT가 ‘+HP’와 결합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HP 광고를 통해 소개된 스타벅스와 홍콩정부·페덱스 등 세계 유수 기업의 사례를 기술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HP가 이 기업들의 IT 인프라에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HP가 유수 기업들과 손잡고 거둔 다양한 성공사례들을 볼 수 있다.
대규모 전시와 콘퍼런스,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HP를 비롯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오라클·BEA코리아·SAP코리아·삼성SDS·인텔코리아 등 29개 파트너사가 참여해 자사의 최신 제품과 솔루션도 함께 소개한다.
◆민첩한 대응으로 비즈니스 연속성을 보장한다…차세대 컴퓨팅 전략 AE
한국HP는 지난 2월 HP 지사 중 가장 먼저 HP 차세대 컴퓨팅 전략인 ‘적응형 인프라(AI:Adaptive Infrastructure)’를 소개했다.
당시 발표된 AI 전략은 ‘적응형 엔터프라이즈(AE)’로 확대 발전되며 HP의 차세대 컴퓨팅 전략으로 완성됐다.
기존 AI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기업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AE는 AI 전략을 기업 경영의 영역으로 확대한 개념으로 한국HP는 변화에 직면한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서를 HP의 하드웨어 및 솔루션 맵을 기반으로 한 IT인프라(AI)를 통해 제공하고, 이 모든 것을 관리서비스(어댑티브 매니지먼트)해줌으로써 기업에 경제성·신속성 및 RoIT(Return on IT)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AE 전략을 구현하는 핵심요소는 비즈니스 민첩성(Agility)·신뢰성(Accountability)과 RoIT가 골자로, 특히 한국HP는 기업의 기존 IT 인프라를 제거하고 새로 도입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인프라를 단계적·체계적으로 활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HP가 밝힌 기업의 AE화는 △측정과 평가(Measure and Assess) △설계와 통합(Architect and Integrate) △관리와 통제(Manage and Control) △확장과 연결(Extend and Link)까지의 네 단계로 구분된다.
특히 첫째 단계인 측정과 평가부분에서 HP는 기업의 ‘민첩성 평가서비스(Agility Assessment Service)’를 통해 기존 IT 인프라의 민첩성 정도를 파악하고, 기업의 IT 민첩성을 향상시키는 방법과 이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는 서비스 비즈니스를 중요하게 다룰 계획이다.
행사 기간에 개최되는 콘퍼런스에서는 이 같은 AE 전략을 비롯해 패키지화된 보안·엔터프라이즈 통합·IT 통합·관리·업무연속성·가상화 영역·디멘드 솔루션·서비스 관리·통합지원·금융 등 파트너십이 포함된 10개의 AE 솔루션을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오라클·BEA코리아 등 국내외 IT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이 콘퍼런스에 참여한다.
◆HP 역사는 세계 컴퓨터 발달과 함께 존재한다… HP 박물관
한국HP가 이번 ‘HP 월드 2003’에서 심혈을 기울인 이벤트는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HP와 컴퓨팅의 역사를 볼 수 있도록 꾸며진 ‘HP 박물관’이다.
지난 39년 설립된 HP의 역사가 세계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해온 족적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HP 박물관에는 컴퓨터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동양의 주역·음양사상에서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의 오디오 발진기·계측기 등 컴퓨터가 생기기 이전의 기술적인 발명품,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와 프린터 등 초기의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컴퓨터의 과거·현재·미래를 몸소 체험하는 흥미로운 자리가 마련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희귀한 실물제품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일반인들의 IT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P의 첫번째 히트 작품은 휴렛이 설계한 ‘오디오 발진기(audio oscillator)’. 이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2대뿐인 제품으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환타지아’의 사운드 트랙 잡음을 제거하는 데 사용됐다.
HP 최초의 비즈니스 전자계산기(1973) ‘HP-80’도 만날 수 있다. 70년 HP가 만든 최초의 극소형 계산기 ‘HP-35’에 이어 두 번째 ‘주머니용 계산기’로 빌 휴렛은 셔츠 주머니에 쏙 들어갈 수 있는 계산기를 원했으며, 디자이너가 직접 그의 셔츠 주머니 사이즈를 잰 후 제작했다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이 제품은 강력한 이동형(포터블) 컴퓨팅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데 91년에는 최초의 개인용 ‘팜톱(Palmtop)’ 컴퓨터인 ‘HP-95LX’로 이어져 경량급 이동형 컴퓨팅의 장을 열게 됐다.
이외에도 초창기 모델의 레이저 프린터인 ‘클래식 HP 레이저젯 프린터’를 비롯해 ‘모델 400B 진공튜브 전압계’ 등이 전시된다.
◆무선과 모바일 세상으로…와이어리스 카페
‘모바일 세상의 멋진 경험.’
HP 월드 2003에서 만나는 ‘무선카페’는 모바일이 우리 현실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PDA로 아이스크림을 주문하세요=행사장을 돌아다니다 만날 수 있는 무선카페는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한국HP는 HP의 최첨단 모바일 기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일상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모바일 세상에 대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평범한 카페처럼 보이는 테이블 위에서 주문을 받는 것은 점원이 아니라 ‘아이팩 PDA’. 자리에 앉으면 PDA에 점원의 얼굴이 뜨고 점원은 PDA에서 주문을 요청한다. 고객은 움직일 필요없이 앉은 채로 PDA에서 원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주문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찍고 HP로 뽑는다=휴대폰 카메라는 더이상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100만화소급으로 높아진 화질과 간편한 사용에 만족하는 사용자들이라면 누구나 잘 나온 사진을 출력해서 보관하고 싶은 욕심도 가져봤을 것이다.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출력하려면 PC와 연결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데 무선카페에서는 휴대폰으로 찍고, 무선망으로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한국HP와 SK텔레콤·이즈데이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 서비스는 현장에서 찍은 휴대폰 사진을 즉석에서 PC를 거치치 않고 무선으로 출력해 받을 수 있다.
◇태블릿PC로 나만의 캐리커처를=PDA와 노트북 컴퓨터에 이어 차세대 컴퓨터로 각광받고 있는 태블릿PC. 무선카페에서는 한국HP가 올초 발표한 ‘태블릿PC’를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다. 태블릿PC의 가장 큰 특징인 필기 인식과 모바일 기능을 살려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 무선으로 프린팅해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마치 종이에 필기하고 그림을 그리듯 편하게 쓰고, 모바일 기능 등 PC로서의 첨단 기능과 편리성을 모두 갖춘 태블릿PC의 기능을 느껴보는 동시에 캐리커처도 얻을 수 있어 재미와 정보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초소형 프로젝터로 쏘아지는 화면이지만 화질은 대형 프로젝터에 못지 않다. 손에 들고 다닐 만한 크기와 무게를 지닌 프로젝터를 사용하면 어디서나 나만의 모바일 홈시어터가 완성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