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LCD규격 싸움에서 크로스보트를 쥐고 있는 대만 LCD업계가 차세대 LCD규격으로 대부분 6세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분야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만업체들의 결정과 관계없이 양사가 예정대로 투자를 감행할 경우 차세대 시장은 7세대와 6세대를 각각 내세운 삼성 대 비삼성간 대결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LG필립스LCD가 후발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 삼성과 마찬가지로 7세대에 추가투자하고 대만업체들도 이를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한국과 대만의 7세대 연합과 일본의 6세대 연맹간 경쟁으로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과 LG필립스는 각각 7세대(1870×2200㎜)와 6세대(1500×1850㎜)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본지가 입수한 디스플레이서치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06년까지 샤프 등 일본업체들은 물론 AU옵트로닉스, 치메이, CPT 등 대만업체들까지 모두 6세대에 투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용은 디스플레이서치의 요시오 타무라 부사장이 오는 12일 개최되는 KDC 2003 행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초 가장 먼저 6세대 라인(1500×1800)을 가동하는 샤프는 2005년 말에 6세대라인을 추가로 가동하며 AU옵트로닉스와 CPT는 2006년에 6세대라인(1500×1850)을 가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메이는 1300×1500㎜의 라인 투자를 검토중이며 투자시기는 미정이다.
일본과 대만 후발업체들의 이번 6세대라인에 투자 결정으로 차세대 시장에서는 삼성만 7세대를 고집, 삼성 대 비삼성간 대결구도가 될 공산이 높아졌다.
이 경우 세대결에서 열세인 삼성전자가 표준화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으며 장비가격 협상, 장비공급 부문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LCD업체들이 6세대 투자쪽으로 기울었다면 2005년 이후에도 대형 LCD TV의 주력 제품이 40인치대보다는 30인치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또 라인투자 효율성, 장비공급 여부 등에서도 7세대보다는 6세대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6세대라인의 경우 40인치급 이상에서는 7세대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30인치급 이하에서는 7세대 투자에 비해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같은 효율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장비업체들을 통해 입수한 정보로는 대만업체들의 차세대 라인 투자는 7세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대만업체들이 예전에도 당초 방침과 달리 삼성 규격을 쫒아온 경우가 적지 않고 투자 확정까지는 대략 1년에서 2년 가까운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투자방향이 충분히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혀 7세대 연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디스플레이서치의 요시오 타무라 부사장은 LG필립스LCD가 삼성전자와 같은 7세대 규격라인을 2006년에 추가 가동한다고 발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LG필립스LCD측은 “현재까지 7세대 투자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CJ투자증권의 박현 애널리스트는 “비록 대만업체들이 6세대에 투자할 지라도 장비공급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손해 볼 이유는 없다”며 “라인 효율성 측면에서도 40인치급과 30인치급을 모두 대응할 수 있는 7세대가 유리하다”며 “대만이 7세대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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