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만 살아남는다 포털 `제3 생존게임`

 국내 주요 포털들이 서비스 영역 확장과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를 통해 포털 경쟁 3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1라운드가 2000년 닷컴 열풍을 등에 업고 미래 성장가치를 내세운 경쟁이었고, 2라운드가 닷컴 거품론이 대두되며 생존 가능성을 둘러싼 수익모델 경쟁이었다면 3라운드는 이미 입증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얼마나 비즈니스 외연을 넓혀가느냐는 규모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올들어 대형 포털간 상호 영역을 넘나드는 서비스 전면전이 벌어지고 수백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보유자금을 통해 M&A까지 적극 나서고 있어 한치 양보없는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식발전소 박석봉 사장은 “내수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문영역을 고집하다가는 그마저도 위태롭게 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의미의 종합 포털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올들어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포털간 전문영역이 파괴됐다는 것. 전통적인 검색포털로 불리는 NHN·엠파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장악하고 있는 메일·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음·드림위즈·프리챌 등 커뮤니티 기반 포털들은 검색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NHN은 최근 커뮤니티 서비스 강화를 위해 싸이월드 등에서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했으며 네이버 메일을 업계 2위까지 올려놓는다는 목표 아래 메일 서비스 강화, 블로그 서비스 오픈 등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엠파스 역시 하반기에 클럽·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다음은 구글, 오버추어와의 제휴를 통해 검색서비스를 강화했으며 드림위즈 역시 검색서비스 비중을 늘리고 있다. NHN의 한게임 모델이 성공을 거두자 다음·엠파스·프리챌 등 너도나도 게임 포털사업에 나서고 있으며, 지식검색 서비스에서 보여지듯 특정 업체가 서비스를 시작하면 몇 개월 안에 대부분의 경쟁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덩치 키워야 버틴다=M&A는 포털의 가장 중요한 미래전략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가 한게임과의 합병을 통해 지금의 NHN으로 발전했듯이 타임투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요소기술 및 사용자 기반을 갖춘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M&A로 성장세를 이룬 NHN은 올들어 약 8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해 솔루션홀딩스·쿠쿠커뮤니케이션 등을 인수했다. 네이트닷컴 역시 최근 싸이월드를 인수해 커뮤니티 시장공략 본격화를 선언했다. 엠파스는 지식거래소 서비스를 위해 지난 2월 디비딕을 인수, M&A 경쟁에 본격 참여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형 포털의 자금력이 막강해지면서 M&A 가능성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것. 대형 포털별로 보유하고 있는 여유자금은 200억∼300억원에서 1000억원에 이른다. 네오위즈는 1000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으며 NHN도 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보유 중이다. 엠파스는 약 100억원에 코스닥등록을 할 경우 200억∼300억원의 추가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활건 ‘빅3’ 경쟁=따라서 현재 대형 포털간 경쟁은 빅3에 들기 위한 사활적인 몸부림이다. 특히 다음·NHN·야후가 버티고 있는 3강 구도를 깨기위한 중간 그룹 포털들의 공세는 그 어느 때보다 드세다. 빅3 구도를 깨겠다고 선언한 곳은 엠파스와 네이트닷컴. 엠파스는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1년 안에 3강에 들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커뮤니티 서비스로 트래픽을 대폭 늘리고, 검색서비스와 게임사업을 통해 매출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트닷컴 역시 싸이월드 인수를 통해 언급했듯 올해 내 빅3 진입을 선언했다. 이들 업체의 퇴출 타깃이 되고 있는 야후코리아는 어림없다는 반응이다. NHN에 검색 1위를 빼앗겼다고는 하지만 순수 검색은 아직도 앞서고 있고 여전히 핵심 사용자층이 남아있는 만큼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것. 물론 1, 2위를 달리고 있는 다음과 NHN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차기 서비스에 대한 투자와 모험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경쟁업체들을 큰폭으로 따돌려놓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쟁구도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어느 업체가 마지막 승자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유사한 서비스로 똑같은 종합 포털의 색깔을 내려고 한다면 2∼3개 이외에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