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방준혁 넷마블 사장(5)

‘온라인게임 웹퍼블리싱’사업을 시작한 후 넷마블은 다양한 게임 콘텐츠로 많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01년 10월, 넷마블 서비스 1년 만에 처음으로 온라인 광고를 수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광고사업만으로 회사 운영비용을 충당할 수 없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유료화를 시작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섰다. 막상 유료화를 결심하고 나니 고심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자금이 필요했다. 빌링시스템의 구축부터 운영에 필요한 것까지 갖춰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설립 이후 한 번의 투자도 받지 않고 지금껏 키워왔지만 이제는 투자를 받아야 할 시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행히 많은 창투사가 넷마블에 관심을 보였고, 투자유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넷마블은 인수합병(M&A) 대상업체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하나 둘씩 업체가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그 중 M&A에 가장 메리트가 큰 업체로 넷마블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유수한 포털사이트들이 넷마블에 관심을 가졌다.

 심각한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M&A 대상업체에 한번 거론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M&A 대상에 거론된 업체가 M&A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뭔가 문제가 있는 업체로 낙인이 찍혀 버리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어떤 형태로든 M&A를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졌다.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한편으로는 M&A가 바람직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주게 되지만 회사 운영이 안정될 수 있으며, 유료화에 실패하더라도 나만 책임지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넷마블은 이미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나아가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 상태였다.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진출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확보였다.

 많은 업체와의 조율이 오가는 동안 뒤늦게 당시 로커스홀딩스(현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해왔다. M&A는 넷마블과 시너지효과가 가장 클 수 있는 업체를 골라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가진 로커스홀딩스는 최적의 상대였다. 당시 넷마블은 주식 51%를 스와핑하는 형태로 로커스홀딩스의 계열사로 편입하게 됐다. 이 M&A건이 지금의 플레너스와의 합병을 가능하게 한 기반을 다져놓은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당시로서는 밤잠을 못이루며 고민을 거듭한 결과였지만 시장흐름을 정확히 읽고 작은 이익보다 큰 꿈을 위해 스스로를 낮춘 결과가 지금의 넷마블을 만들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