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숙박업 시장을 잡아라

 PC업계가 호텔에 이어 여관과 모텔, 콘도 등 대중숙박업계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요즘 전국의 모텔촌마다 ‘초고속 인터넷 PC설치’라고 쓰여진 큼지막한 플래카드를 내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숙박업계에 폐업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 스스로 ‘최고급 PC방’을 선언하는 숙박업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중저가 숙박시설에 인터넷 전용선과 영업용 PC가 설치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1만5000여 객실수를 넘어섰다. 이처럼 대중숙박시설의 인터넷 PC수요가 급증하자 무려 20여 중소업체가 관련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모텔정보화업체 아이컴퓨텔(대표 반용진 http://www.icomputel.co.kr)의 경우 현재까지 1200여개 숙박업소에 총 5000대의 인터넷 PC를 설치했고 연말까지 누적 보급대수 1만대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반 사장은 “연간 12조원 규모의 모텔시장에서 객실용 PC는 숙박환경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아이템”이며 “내년까지 전국 3만7000여 모텔급 여관 중 10∼12%가 고급 PC방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콘도업계도 서비스개선을 위해 객실전용 PC보급이 활발하다. 트리넷(대표 정혜주)은 최근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의 오크동 675개 객실에 인터넷 PC를 보급한데 이어 여타 대명콘도 계열사에 영업활동을 서두르고 있다.

 시디콤(대표 윤현)도 오대산 호텔과 한솔오크밸리, 현대성우리조트에 객실전용 PC공급을 마친 상황이다.

 숙박업계에 객실마다 인터넷 접속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대세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중대형 PC업체들도 대중숙박업소의 정보화수요를 관심있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대외적 기업이미지를 고려해 숙박업계 정보화시장에 직접 뛰어들지 않던 유명 PC업체들이 점차 대형화되는 모텔, 콘도업체의 PC수요를 겨냥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지난주 모 콘도업체와 일체형 PC 800대 공급계약을 맺은 대우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숙박시설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개인 PC방 기능도 갖출 것이기 때문에 숙박업계는 잠재력이 대단한 신규 IT시장”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숙박업계 정보화업체와 제휴를 강화하고 객실전용 PC를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