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상호연동 문제를 둘러싸고 공인인증기관간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가 중재에 나설 방침을 밝혀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일단 낮아졌다.
9일 정통부는 지난주말 이번 사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금융결제원과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 상호인증에 합의한 4개 공인인증기관 모두 정부의 중재를 강력하게 희망해옴에 따라 조만간 양측 대표를 불러 중재안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정통부측은 특히 공인인증서를 둘러싼 문제의 원천 해결을 위해 전자서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개정을 위한 각 공인인증기관과 관련 기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인증기관간 의견을 모아 이를 기초로 조만간 전자서명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통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금결원의 관계자는 “인증기관간 갈등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자는 소비자가 될 수 있다”며 “서로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만큼 정통부가 조정역할을 해줄 것을 바란다”며 정부에 대한 중재요청을 공식화했다. 4개 기관 측인 한국증권전산의 관계자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인인증기관들이 합의점을 찾아야하는데 양측이 양보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 등 4개 공인인증기관은 지난주 금융결제원이 보내온 공문에 대한 답변서에서, 금결원측이 협약서 변경 관련 회의소집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본지 6월2일자 1·3면, 6월7일자 2면 참조
답변서에서 4개 공인인증기관은 금결원이 지난주 단행한 협약서 변경과 관련해 회의소집 등에 대해 사전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충분히 통보를 했으며 그에 대한 증거자료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결원측은 “인증서 수수료 결정 회의를 통보받았으나 업체간 담합 우려 때문에 불참했으며 전화상으로 (4개 기관에 대해)이해도 충분히 구했다”며 “그러나 상호연동과 관련해 회의를 하겠다는 통보는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결원은 이날 언론사 등에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4개 공인인증기관들이 상호연동에서 자원을 배제할 경우 손해배상 등의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보도자료는 금결원이 지난주 공인인증기관들에게 발송한 공문과 동일한 내용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