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의 자체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어 중소 전문업체가 선점해온 DVR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전문업체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시장의 최대 고객인 대기업들이 라이벌로 바뀌면서 곧바로 매출격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테크윈이 임베디드 DVR 2종을 자체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이달 중 자체 개발한 임베디드 DVR(1채널) 1종을 출시할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LG전자 시큐리티사업팀도 1년여간 연구개발을 통해 PC타입 DVR를 개발중이며 이르면 8월께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전자는 이미 카메라 및 VCR사업으로 확보한 영상저장기술을 활용, 범용성이 뛰어난 임베디드 DVR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우선 8채널과 16채널의 PC타입 DVR를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께 임베디드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자체 영상압축복원(코덱) 기술도 확보한다는 마스트플랜까지 갖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전문업체들의 제품을 OEM방식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던 방식에서 탈피, 자체 상품을 내놓자 전문업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DVR전문업체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전문업체에 비해 아직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1채널이나 4채널 등 로엔드 제품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연구 개발예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추세라 머지 않아 하이엔드 제품에서도 전문업체와 경쟁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이 사업특성상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박상규 애널리스트는 “보안장비산업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맞춤형산업이라 대기업의 대량 생산위주의 접근은 용이치 않다”며 “고객들도 보안장비의 경우 대기업보다 전문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자체 개발은 일단 원천 기술확보 차원에서 이뤄져 당분간 자체 개발제품과 OEM 제품 판매가 병행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자체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OEM 제품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컨트롤하는 데 보다 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보다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