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 시대 열린다

 바다 한가운데서 불어오는 거센 바닷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거대한 날개를 이용해 회전력으로 바꾸고, 이 회전력으로 발전기를 구동해 전력을 얻는 해상풍력발전 개발 프로젝트가 국내 최초로 추진된다.

 한국에너기술연구원은 한국해양연구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제주도 북제주군 김녕 지구에 육상 500평을 포함해 총 2만평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가칭 ‘포세이돈(바다의 신)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고 최근 기획예산처에 예산을 신청했다.

 내년까지 5년간 265억원을 투입할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2㎿급 해상풍력발전 시설을 확보, 2000년도 기준으로 국내 전력소비의 10%를 대체할 수 있으며 매년 64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가 가능하다.

 특히 연간 350만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상풍력이란=원조는 북유럽의 덴마크다. 91년 덴마크가 빈데비 지역에 처음으로 해상풍력시설을 건설한 이후 독일·영국·네덜란드 등 서북부 유럽국가들이 국가 차원에서 정책 프로젝트로 추진, 현재 전세계적으로 10여곳의 해상풍력단지가 운영 중이다. 지금도 유럽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단지가 조성 중이다.

 풍력발전은 원래 육상풍력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설치단가가 저렴하고 시공·운영·보수가 쉽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문제로 21세기 들어 발전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2005년께는 6만㎿, 2014년께는 14만㎿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육상풍력은 부지 확보가 어렵고 지역 주민이나 NGO들의 민원 소지가 크고, 돌풍에 의한 기기 수명 문제 등으로 최근 해상풍력발전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은 같은 발전기로 육상풍력의 2배에 가까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수명이 긴 것이 강점이다.

 ◇한국의 입지조건은=우리나라의 해상풍력 자원은 육상보다 풍부하며 균일하다. 특히 남서해 및 남동해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의 풍력 자원이 매우 우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포세이돈 프로젝트’를 기획한 산업기술연구회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풍력자원은 대형 풍력발전단지를 건설 또는 계획 중인 북유럽과 대등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의 서남쪽과 제주도 동쪽 지역은 수심이 얕아 경제적인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구축의 필수기술인 해상구조물 기술 수준이 높은 게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의 국내 전력 수요가 2000년 대비 4배에 달할 것”이라며 “만약 44㎡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할 경우 전체 전력의 12%를 커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 94년 제주도 월령지역에서 국내 최초로 육상풍력발전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