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를 작동시키는 LDI(LCD 구동칩)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LDI 테스트 및 어셈블리(조립, 패키징) 등 후공정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아웃소싱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가격하락으로 위상이 격하된 D램을 대신해 LDI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데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해외 업체들도 후공정 아웃소싱 물량을 국내 업체에 의뢰할 움직임이어서 넘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업체도 생길 조짐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큐브디지탈·테스타나 등 LDI 후공정 전문업체들이 아웃소싱 물량이 늘어나면서 하반기까지 생산량을 2배로 늘리기로 한 데 이어 디아이·실리콘테크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LDI 테스트하우스를 오픈하는 등 후공정 아웃소싱사업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후공정 아웃소싱사업이 LDI 분야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씨큐브디지탈(대표 이병구)은 올해 말까지 200억∼300억원을 장비구입 및 시설투자에 투입, 월 2만장 규모의 웨이퍼 범핑 및 테스트 등 후공정 일괄라인을 4만장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LDI 어셈블리와 파이널 테스트에 주력하고 있는 테스타나(대표 이정식)는 월 230만개 가량의 LDI 어셈블리 라인을 올 하반기까지 500만개 규모로 늘리기로 하고 투자유치에 나섰다.
이정식 사장은 “국내 TFT LCD 및 휴대폰 액정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TI의 경우 후공정 아웃소싱 물량을 100% 일본 업체에 주던 전략을 수정, 국내 아웃소싱업체에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의 물량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서 라인증설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반도체 장비업체로는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가 지난해 중국에 반도체 테스트하우스를 오픈한 데 이어 검사장비 전문업체 디아이(대표 최명배)도 오는 7월부터 LDI 전문 테스트하우스를 가동할 예정이다.
디아이의 한 관계자는 “테스트하우스는 경기변동과 상관없이 꾸준한 수입원 확보차원에서 추진됐다”며 “최근 메모리 경기가 악화되면서 소자업체들은 원가절감 차원에서 시설투자보다는 아웃소싱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LDI 제조업체인 하이닉스와 토마코LSI는 후공정 부문을 전부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생산물량 20∼30%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해외 업체의 경우 히타치·세이코엡슨 등이 국내 업체에 일부 아웃소싱 물량을 주고 있으며 일본 업체에 의존해온 TI도 국내 업체에 물량을 넘기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