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HDD)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11일 용산전자상가 등 집단상가에 따르면 주요 HDD 가격이 일주일 간격으로 2000∼3000원 가량 하락하는 등 유통업체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시장 주력제품인 80Gb급 제품의 경우 지난달 초까지 11만원대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일부 외산 제품을 중심으로 10만원선이 무너졌다. 이는 수요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가 적정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외국계 HDD 공급업체의 후발 대리점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맥스터 대리점 젠네트웍스(대표 박동명)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인기 연예인을 초청한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한 데 이어 경쟁사에 비해 AS 보증기간을 1년 더 연장해주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젠네트웍스의 제품은 시장에서 경쟁 대리점에 비해 1000∼2000원 싼 가격에 판매해 가격인하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젠네트웍스 측은 “대리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AS 연장과 고가의 번들제품을 제공하는 공격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 대리점인 영우디지탈(대표 정명철)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아치바코리아도 다양한 경품 이벤트를 전개하며 유통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후발업체의 공격경영 때문에 기존 대리점은 판매확대 효과가 미진함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업체는 아예 시장 출하를 자제하는 대신 DVR·PVR 등 기업용 시장 공략 중심으로 돌아서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