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정책은 ‘불확정성의 원리’로

 “정통부의 정책은 유효경쟁체제 원칙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현시점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어렵다.”

 휴대인터넷 상용화 시기, 휴대폰 보조금 차등적용 등 정책결정의 기로에 서 있는 정통부 진대제 장관이 물리학의 ‘불확정성의 원리(Principle of Uncertainty)’를 빗대 ‘정책의 모호성’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진 장관은 12일 아침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KASIT최고텔레콤경영자과정 조찬강연에서 “기술변화가 급격해 일정시점에서 정책을 명확히 기술할 수 없는 데다 기업의 CEO는 70%만 확신이 있어도 책임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지만 법의 문제, 공공성의 정신을 고려해야 하는 장관은 마지막 1%의 부작용이나 실패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며 “민감한 정책현안에 대해서는 모호성을 내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건이 책상 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물리학적으로 보면 미시적 세계에서는 파동으로 경계가 불분명하다”며 물리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한 뒤 “통신정책도 명확히 기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진 장관은 이어 인터넷 실명제, 기존 서비스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휴대인터넷, 휴대폰 보조금 차등적용, ITS 지불결제 표준인 DSRC, 논란이 끊이지 않는 디지털TV기술 방식 등 고민거리인 정책을 거론할 때마다 ‘모호성’을 내세웠다.

 정통부는 최근 휴대폰 보조금 지급 등 유효경쟁정책, 휴대인터넷의 상용화 시기, 통신역무 재구분 등의 현안에 대해 명확한 정책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관련업계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