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을 찾아

 #두 귀 쫑긋 세우고 세상을 내려보는 진산

 진안 마이산은 그 신비로운 산세와 함께 탑사, 은수사, 화엄굴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 좋은 여행 코스다. 해발 680m 높이의 그리 놓지 않은 산을 오르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도 있고 기이한 형태의 산세를 마음껏 감상할 수도 있다. 특히 산중에 자리잡고 있는 탑사, 은수사 등 고찰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전주에서 무주를 향하는 26번 국도에서 벗어나 마이산 초입에 이르자 말의 귀 형상을 한 바위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험한 바위산을 이루는 그 모습이 독특해 단번에 알아 볼 수 있으며 봉우리가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마이산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이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유명한 관광지답게 잘 정비되어 있다.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는 아스팔트도로가 깔려 있고 걸어야 하는 구간에도 콘크리트나 돌계단이 만들어져 있어 비가 와도 산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다만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 펼쳐지는 급경사의 돌계단은 다소 부담이 된다. 다만 그 구간이 불과 2∼3㎞ 안팎이어서 그리 힘들지는 않다.

 돌계단 주변으로는 울창한 삼림이 조성돼 모처럼의 산행에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하늘을 가린 나뭇가지들이 길게 터널을 만들고 그 틈으로 햇볕이 살짝 스며드는 풍경은 도심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여유를 갖게 한다.

 마이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진안지역을 지나치면서 형성된, 진안 고원 위에 돌출한 말의 귀 같이 생긴 두 봉우리의 형태를 갖고 있다. 수성암질의 바위산으로 군데군데 관목, 침엽수, 활엽수 등이 자라고 있고 또 표면에는 구멍이 뻥뻥 뚫려 더욱 독특한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지형을 타포니 지형이라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매표소에서 시작된 돌계단이 끝나는 부분이 천왕문이다.

 천왕문에서 좌측을 올려다 보면 화엄굴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까지의 계단보다 훨씬 급경사의 돌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워낙 경사가 심해 굴이 지척인데도 무척 높아 보인다.

 화엄굴엔 사시사철 맑은 석간수가 흘러나오는데 이 약수를 마시고 정성을 다하여 지성을 드리면 옥동자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또 겨울철 맑은 물을 떠놓으면 얼음 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역 고드름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천왕문에서 은수사에 이르는 길은 가파른 경사의 돌계단을 내려가 불과 10분이면 충분하다.

 은수사는 조선초기에는 상원사라 했다가 한동안 빈터만 남아 있다 1920년 이주부라는 사람에 의해 재건되면서 은수사라 개칭되었다. 은수사는 태조 이성계와 관련이 있다.

 은수사라는 이름도 태조 이성계가 이곳의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실제 이곳 은수사에 두 개의 샘물이 있는데 하나는 섬진강의 시작이 되고 다른 하나는 금강의 발원이 된다. 그만큼 물이 맑은 고장이다. 청실배나무, 법고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이산를 대표하는 명물은 바로 탑사다. 자연이 만든 최고의 걸작이 마이산이라 한다면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은 역시 탑사의 탑군일 것이다.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마치 송곳처럼 정렬된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엄과 장엄함을 느끼게 한다. 주탑인 천지탑을 중심으로 무려 80여개 이르는 돌탑이 하나의 탑군을 형성하고 사찰을 이룬다.

 이들 탑군은 1860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이갑룡처사라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쌓아 올린 탑들이다. 초기에는 108기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80여기에 머물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들 탑이 폭풍이 몰아쳐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간혹 흔들리기는 하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신비로운, 사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탑사 대웅전 뒤편에는 이갑룡처사가 사용하던 북이 전시되어 있는데 누구나 쳐 볼 수 있다. 정성을 드려 세번 북을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찾아가는길-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곧장 직진하면 진안으로 향하는 26번 국도와 연결된다. 이곳 전주 나들목에서 진안까지는 약 32㎞, 진안에 접어들면 진안오거리를 만나고 이곳에서 우회전, 북부 마이산도립공원으로 향하면 된다.

 ▲등산코스-마이산에는 다양한 등산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이 함께 여행하기에 좋다. 북부주차장에서 성황당 탑영제에 이르는 1.7㎞ 정도의 코스에서부터 약 10㎞에 이르는 긴 코스 등 다양하다. 입장료 2000원, 주차료 2000원.

 ▲먹거리-진안의 명물, 애저찜

 예로부터 진안에서는 애저찜을 즐겨 먹었다. 애저찜은 생후 20일 된 새끼돼지를 사다 가마솥에 담고 마늘, 생강, 대추와 몇 가지 한약재를 넣고 2시간 정도 푹 삶는다. 이렇게 오래 삶으면 살이 연해 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드러워져 먹기가 편하다. 잘 익은 겨울 김치에 새우젓을 올려 싸 먹는데 부드럽게 넘어가는 고기 맛이 일품이다. 흑돼지 3만원, (063)432-0651



  글·사진 전기환(여행작가·travy@travelchann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