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가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12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하고 청와대에 정보과학보좌관을 신설하면서 과학기술자문회의의 기능과 위상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자문회의는 2001년 6월 출범한 6기(10명) 자문위원의 임기가 지난 7일 만료됨에 따라 이달 안으로 제7기 위원단을 구성, 지난 2월 작고한 천성순 전 위원장 후임 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 김태유 보좌관을 위원에 포함시키기 위한 ‘과학기술자문회의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자문회의는 또 최근 사무국 인력 직급을 5급 이상 중심에서 4급 이상 중심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행자부 행정능률과 신문주 과장과 기획예산처 기금총괄과 진영곤 과장 등 부이사관급(3급) 2명을 새로 보강했으며 4급 1명 추가됐다. 대신 5, 6급을 각각 1, 2명 줄였다.
과기부 출신의 최재익 사무처장은 “새로 차출된 2명의 부이사관이 국정과제 1, 2조정관을 맡아 범부처 성격의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과 이공계 출신 공무원 임용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등 특정부처 중심으로 하기 어려운 정책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용 과기부 기획조정심의관도 “과학기술자문기구가 조직개편과 사무국 확대 등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문회의를 앞으로 과학기술정책 입안의 ‘산실’로 탈바꿈시켜 국정과제인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 과정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청와대의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과학기술자문회의가 대통령 자문 역할과 함께 정책 기획 및 개발 기능을 강화할 경우 기존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범부처가 참여한 과학기술정책 심의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역할이 다소 중첩될 가능성이 커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자문회의는 지난 87년 제9차 헌법 개정으로 설치 근거가 마련됐고 91년 관련법(과학기술자문회의법) 제정과 함께 출범해 그동안 과학기술의 기본정책과 과학기술개발 촉진을 위한 제도 방향에 대한 대통령 자문에 충실해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