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
35년간 피땀어린 노력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한국 대표 성장품목으로 만든 이윤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네트워크 사장(57). 엔지니어 출신 CEO로 평소 온화한 성품의 그가 정부에 화성공장 증축을 위한 관련법령을 개정해달라고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반도체는 시간싸움입니다. 현재의 확장속도로 볼 때 화성사업장은 라인 1∼2개만 지으면 2005년에는 포화상태가 됩니다. 올해 안에 이 문제를 결정짓지 않으면 이후 투자에 대한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에 정말 다급한 심정에서 요구하는 것입니다.”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 불균형 발전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삼성은 이미 수원(디지털미디어)과 광주(가전), 구미(정보통신), 천안(디스플레이) 등 곳곳에 생산기반을 갖추고 고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지역 불균형 우려는 말이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최근 발표한 충남 아산(탕정) 디스플레이 복합단지 조성계획을 다시금 강조했다. LCD TV에 들어갈 초대형 TFT LCD 라인을 건립해야 하는 만큼 라인당 투자규모가 크고 기반시설과 소재·부품 단지 등이 새로 필요해 최소 20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 그만큼 고른 투자가 이뤄지니 화성사업장 증축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최근 전경련 등을 통해 거론되는 외국기업과 국내기업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 “외국자본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국내기업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는 경쟁력 제고가 목적인 만큼 인프라·기술·인재가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이라며 “생산의 해외이전을 걱정하기 이전에 국내에서 이같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