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지관리본부 `딜레마`

“창조의 전당 건축 자금 마련을 위한 건물매각이냐, 아니면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신청사마련이란 방식의 연구단지지구 보존이냐.”

 대전시 대덕단지관리본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진흥원 및 대덕단지 관리본부에 따르면 기획예산처에서 약 400억원에 달하는 진흥원청사건물 구입용 예산배정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대대적 조직확대에 따른 건물 구매를 통한 청사마련이 어려워졌다.

 관리본부는 당초 이 건물을 매각해 창조의 전당 건축비용을 마련하려던 계획대신 롯데호텔에 대여했던 건물을 자체 구매해 연구단지지구 보존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특히 관리본부가 우려하는 것은 이 건물이 민간사업자에게 매입되면 연구단지 중심부에 아파트건설이 될 것은 뻔한 노릇이어서 연구단지 중간에 난개발이 이어질 실마리를 제공하게 되리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관리본부의 우려와 함께 시민단체 등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건립 10년째인 대전 롯데호텔은 호텔 건물 1동, 대덕과학문화센터건물 1동 등 2동으로 구성돼 있다. 268억원의 감정평가를 받았지만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300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를 진흥원이 활용하기 위해 최소한 90억원의 리모델링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예산부처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건물소유주인 연구단지관리본부는 구매자에게 건물을 그대로 보전한다는 조건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2차에 걸친 공개경쟁 입찰이 유찰돼 수의계약을 감안한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건물 보존을 전제로 한 매각은 구매자 재산권의 침해 소지를 제공하는데다 매입자가 이 조건을 어기더라도 제재할 수 없다. 더욱이 롯데호텔측과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7월31일 이전에 매각이 불발될 경우 건물 전체가 사용할 수 없는 폐허로 남을 수 있어 속만 태우고 있다.

 권갑택 관리본부 이사장은 “약속대로 호텔 건물의 원형을 보전하는 방향에서 매각할 방침”이라며 “구두로 매입의사를 밝히고 있는 모 대학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