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의 패기로 사이버 쇼핑몰 시장을 평정하겠습니다.”
제로마켓은 후발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극심한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서 최근까지도 꾸준히 수위권을 유지해 주목을 받고 회사다. 이 회사의 최진완 사장(39)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386세대다. 또 90년대 후반 ‘닷컴’ 붐을 주도했던 PC통신 1세대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제로마켓 대표라는 공식 명함보다는 80년대 학번, 유니텔 멤버와 같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비공식’ 이력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삼성SDS 시절 같이 활동했던 멤버 대부분이 IT업계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큰 도움은 안되지만 그래도 든든한 위안이 됩니다. ‘닷컴 러시’ 막차를 탔지만 내로라하는 쇼핑몰을 제치고 랭킹 10위권을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제로마켓이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차별화된 전략이 한몫했다. 누구나 다 받는 입점비와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았다. 대신 입점업체는 제품을 가장 싼 값에 판매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무입점비는 지금도 제로마켓의 사업원칙이다.
“많은 이익을 챙기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제품값이 올라갑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모두가 이익을 골고루 나누어 갖는 것이 상생하는 길입니다. 입점업체는 별도의 비용이 필요없고, 이용자는 싼값에 제품을 구입하고, 제로마켓은 많은 이용자가 찾아서 좋고, 바로 일거삼득 아닙니까.”
최 사장은 어려울 때면 늘 입버릇처럼 ‘괜찮아’라고 직원을 독려해서 지금은 경영방침이 ‘괜찮아’로 굳어졌다며 IT업계가 힘들다는 말에 ‘괜찮아질 것입니다’라는 희망적인 멘트로 답변을 대신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