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는 주요 IT기업들의 ‘실적바닥’을 확인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5일 본지가 상장·등록기업 중 업종을 대표하는 10개 기업에 대한 2분기 실적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경기침체 지속 상황을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보여준 지난해 2분기와의 실적 비교에 있어서는 삼성전자 등 대형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통신, 인터넷, 홈쇼핑 등은 수익성 개선행진을 이번 2분기에도 지속하면서 업종별 실적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표참조
한국증시의 간판 삼성전자는 조사대상 업체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실적악화를 드러내며 IT기업들의 실적악화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중 혼조세를 보인 D램 반도체가격과 이동통신단말기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극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증권사가 매출액면에서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긴 하지만 수익성을 말해주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모두 30∼40%씩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LG전자도 이통단말기부문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 이어 매출신장세는 지속되겠지만 영업이익, 순이익은 기업분할에 따라 정확한 작년 동기 비교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감소세 만큼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통신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외형, 수익성 신장세를 이어가며 ‘증시안전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상장 ‘톱5 대형주’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KT도 외견상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큰 폭 감소하겠지만 이는 SK텔레콤 주식 처분이익이 지난해 계상된 데 따른 것으로 조정순이익 증가율은 15%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등록 이후 인터넷 황제주로 코스닥 열풍을 이끌고 있는 NHN도 실적고공행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3개 증권사 모두 NHN의 2분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전부문이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홈쇼핑 대표주 LG홈쇼핑도 수익성 제고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치겠지만 수익성은 큰 폭 개선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반면 삼성SDI와 휴맥스 등 하드웨어 IT종목과 게임황제주 엔씨소프트는 실적부진의 늪에서 허덕일 것으로 전망됐다. 애널리스트들은 하드웨어의 경우 전세계적인 IT경기 침체가 실적증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으며 엔씨소프트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실이 수익성을 악화시킨 주원인이 됐던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영업이익에서 다소 흔들림이 있겠으나 대체로 만족스러운 외형 신장세에다 순이익 흑자전환이라는 과실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추정치를 놓고 전문가들은 이번 2분기가 실적악화의 끝지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3분기부터 경기회복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IT부문의 계절적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IT경기 회복시기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3분기에는 2분기의 악화된 실적에 따른 베이스이펙트(낮은 수치에 대한 상대평가 효과)로 인해 실적호조세가 완연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기업 2분기 실적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