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정보기술(IT)기업 순위에 KT가 빠진 이유는.’
미국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세계 100대 IT기업’에 모회사인 KT 대신 KTF(71위)가 선정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나 매출규모를 따져도 한참 앞서는 KT가 SK텔레콤(44위)은 물론이고 자회사에도 순위가 뒤처진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KT는 이번 비즈니스위크의 조사대상에 아예 오르지도 못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시장독점력이나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으로 타 경쟁사들에 비해 부당한 혜택을 얻고 있는 전화회사’를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국내 유무선 통신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KT만이 빠진 배경이다. 국내 통신법이 유선사업자 가운데 KT, 무선사업자 중에서는 SK텔레콤을 각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하나 해외 유수 평가기관은 KT만을 불공정한 지배적사업자로 인정한 셈이다.
지난 4월말 현재 가입자 기준으로 시내전화 시장에서 95.7%,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45.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제·시외전화까지 합하면 사실상 KT의 시장지배력은 전체 유선시장의 80%를 넘는다는 게 통상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이유로 KT는 지난해 평가에서도 누락됐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KT는 그 선정배경이 알려질까 조마조마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두루넷·온세통신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하나로통신·데이콤마저도 실적악화로 경영난이 가중된 상황에서 KT가 원인제공자로 표적이 돼 왔던 탓이다. 특히 이달중으로 정보통신부가 통신시장 비대칭규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기로 돼 있다.
KT 관계자는 “비즈니스위크의 평가에서 누락된 것이 이번만도 아니고 KT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유선사업자들도 상당수가 빠져 있다”면서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와 함께 세계 1만개 IT 상장기업의 재무자료를 토대로 매출성장률·자기자본수익률(ROE)·주주배당·총매출 등 4가지 기준을 적용해 매년 100대 IT기업을 선정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