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전자상가가 전자 중심 복합 쇼핑몰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하나의 공간에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모두 즐기려는 이른바 ‘멀티 쇼핑족’이 증가하면서 집단 상가도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고 취급 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원스톱 복합 쇼핑몰로 탈바꿈하고 있다. 집단밀집 상가가 전자 중심의 복합 쇼핑몰로 진화중인 것이다.
전자 중심 복합 쇼핑몰의 선두 주자는 지난 98년 개장한 테크노마트. 전자전문 유통점에다 극장·게임장·공연 시설 등 각종 문화 공간을 결합시킨 테크노마트는 출범 당시부터 집단 상가를 대신하는 새로운 유통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테크노마트는 이 여세를 몰아 오는 2005년 서울 신도림역 근처에 총 37층(지하5층·지상32층)에 연면적 10만 여평의 ‘제2 테크노마트’를 설립할 계획이다. 제2 테크노마트는 규모 면에서 강변역 테크노마트의 1.3배, 여의도 63빌딩의 2배에 달해 전자 유통 중심의 단일 건물로는 최대다. 여기에는 전자 전문 매장과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벤트홀· 비즈니스 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테크노마트 측은 제2테크노마트로 강북과 일부 강남 지역에 한정된 전자 상권이 서울과 수도권의 서남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달 김포공항 자리에 들어선 ‘테크노스카이시티’도 전자 유통점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복합 쇼핑몰로 주목받고 있다. 스카이시티는 연면적 1만2000평에 전자 매장만 450여개가 입주했다. 스카이시티는 서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이동 통신 매장을 유치했으며 가전 매장과 브랜드 패션전문점, 가구·인테리어용품 전문몰도 갖춰 백화점에 버금가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잇따라 들어서는 신흥 쇼핑몰에 맞서 용산·청계천 등 기존 집단 상가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한국 전자상가의 메카로 불려온 용산전자랜드는 지난 2월 첨단 리모델링 공법을 동원한 증측 공사를 끝내고 8개의 영화관을 갖춘 복합 쇼핑몰로 거듭났다. 용산은 이어 내년 9월 용산 민자 역사가 들어서면 명실공히 용산을 대표하는 첨단 전자 쇼핑 단지로 새로 태어난다. 이에 따라 집단 상가로서의 용산 이미지도 크게 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용산 민자역사 쇼핑몰 ‘스페이스 나인’은 8만2000여평·13개층으로 구성되며 전자 유통 전문점뿐만 아니라 대형 할인점 이마트·복합상영관인 CGV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올해 개관 6주년을 맞는 서울 양재동 국제전자센터도 ‘강남의 디지털쇼핑 일번지’를 모토로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상반기 안에 슬로건과 브랜드이미지를 새롭게 바꾸고 건물 내부 환경도 크게 개선한다. 내달 서울시의 청계천복원 사업을 앞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청계천 세운상가는 서울시의 복원 사업 계획에 따라 IT와 문화 산업 집적지로 집중 육성된다. 서울시는 기존 세운상가 일대를 서비스와 문화 산업 등 신규 업종을 유치해 도소매 기반의 새로운 멀티미디어 산업 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금융과 비즈니스 산업 중심지로 무교동 일대를 육성하고 동대문을 의류 패션 산업 단지로 육성해 이들 지역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업종별 전문 타운 건설, 첨단 물류 유통 시설 구축, 정보네트워크 시설을 구축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