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콘텐츠업계 ’준’때문에 속 앓이

 무선콘텐츠 업계가 SK텔레콤의 동영상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June)’을 놓고 ‘해야 할지 아니면 말아야 할지’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준’이 차세대 모바일 콘텐츠의 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콘텐츠 회사 입장에서는 아직 돈이 되지 않기 때문. 애니메이션 전문인 A사의 경우 모바일로 버는 수입은 월 100만원 정도. 도저히 수익구조가 맞지 않아 외주용역을 주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제작하고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잘 될 줄 알았는데 기대 이하”라며 “그렇다고 완전히 접을 수는 없고 발만 담그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콘텐츠 회사들도 “주력은 ‘네이트’이고 ‘준’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렇게 ‘준’이 계륵 같은 존재가 된 것은 단말기 보급률과도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150만대 가량 퍼져야 웬만큼 수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제 50만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6월 30일로 ‘준 프리 요금제’가 끝나면 콘텐츠 이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준 프리 요금제’의 경우 월 2만5000원만 내면 무선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 이 요금제가 없어지면 가격부담 때문에 예전보다 이용이 저조해질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2만5000원짜리 정액요금제에서는 뮤직비디오(곡당 3.4MB 기준)를 17곡까지 무료로 들을 수 있으나 이후부터는 곡당 2000원 가량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또 최근에는 SK텔레콤 준사업본부가 포털사업본부로 흡수 통합된다는 ‘해체설’까지 나돌아 업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네이트와 준이 콘텐츠도 중복되고 사업본부간에 경쟁이 심해 어떤 식으로든 통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T측은 “‘준’사업부를 해체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긴 하지만 사업본부를 통합할 것인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결국 콘텐츠업체들은 당장 사업성이 없지만 중도에 포기할 수도 없어 당분간 울며 겨자 먹기식의 서비스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