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미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17일 발표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부시 행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 달러화 약세 효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등의 이유를 들어 하반기에 미국 경기가 본격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우선 7월부터 부시 행정부의 재정 확대책이 시행에 들어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최종 합의된 경기 부양책은 오는 2013년까지 총 350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인데 이중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집행되는 액수가 2095억달러로 총 부양 규모의 6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달러화 약세도 미국 제조업체에 활력을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달러화 약세로 인한 효과가 대략 1년 후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달러화 약세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수출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기계 및 수송 등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포진한 산업분야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 중 하나인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금리 금융정책도 미국 경제 회복의 중요한 모멘텀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의 요인이기도 한 저금리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6월 혹은 차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유가, 주택시장, 리플레이션 공조 실패 등이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의 경우 이라크 전쟁 종료에도 불구하고 최근 30달러선을 상회했으며 미국 내 천연가스 공급부족으로 원유 수요가 늘고 있다. 또 8월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의 신임 투표와 관련,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의 차질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달러화의 추가적인 가치 조정이 있을 경우 각국이 수출 경쟁력 차원에서 환율 전쟁, 즉 평가절하 경쟁에 돌입하면 세계 경제 회복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문제도 국제적인 핫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주택시장도 위험요인이다. 현재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주택시장 경기가 미국 경제가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가기 전에 하락한다면 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