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 방식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VDSL시장을 겨냥해 DMT(Discret Multi Tone) 진영이 칩세트 가격을 앞세워 대대적인 공세에 들어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0Mbps급 VDSL칩세트 출시 및 한국지사 설립을 계기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미국의 이카노스는 최근 국내 장비업체들에 칩세트 공급가격을 대폭 인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DMT방식 VDSL장비의 양산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카노스 한국지사는 지난해 회선당 100달러 수준이었으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70달러 수준이었던 50Mbps급 DMT칩세트의 가격을 최근 35달러로 대폭 인하, 국내 주요 VDSL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DMT진영의 세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DMT칩세트는 제품성능 문제와는 별도로 QAM칩세트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어 사실상 시장진입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에 이카노스가 대대적인 가격인하 공세를 통해 현재 회선당 30달러 수준에 공급되고 있는 QAM칩세트와의 가격차를 5달러 수준으로 좁힘에 따라 DMT칩세트에 대한 VDSL장비업체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50Mbps급 DMT칩세트를 국산화한 휴커넥스의 경우에도 칩세트 공급가격을 QAM방식 제품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 VDSL장비업체들의 DMT칩세트 채용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시장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피니온과 메타링크 등 QAM칩세트 공급업체들도 이 시장 수성을 위한 대응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피니온의 노엄 알로이 부사장은 이와 관련, 내년 초까지 50Mbps급 칩세트 가격을 7달러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라며 DMT칩세트 업체의 가격인하 공세에 맞불작전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메타링크의 칩세트를 공급하고 있는 세미트론도 QAM칩세트가 DMT칩세트에 비해 가격인하 여력이 더욱 많은 만큼 DMT진영의 가격인하 공세에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피니온과 메타링크 등 QAM진영은 “DMT칩세트를 채용한 VDSL장비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일부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QAM방식은 이미 시장에서 성능 및 가격측면에서 비교우위를 검증받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VDSL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DMT칩세트의 가격이 QAM칩세트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향후 KT의 50Mbps급 VDSL장비 구매에 대응, QAM과 DMT 방식 등 두가지 모델을 개발해 테스트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KT가 50Mbps급 VDSL장비 구매를 위한 벤치마킹테스트(BMT)에서 어떤 방식의 장비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QAM과 DMT진영간 시장주도권 경쟁의 대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