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의 인재가 수만명의 인구를 먹여 살리듯이 1개의 히트제품은 여러 제품의 실패를 극복하고도 남는다. 올해는 IMF 이후의 최악의 내수침체로 상반기 제품판매가 프리미엄 제품과 보급형 제품으로 양분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에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좀더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로 불황기에 효자제품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IT제품인 서버, 기업용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장비도 비록 경기침체 영향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경기불황을 IT로 극복하려는 기업들에는 여전히 인기를 끌었다.
올해 부문별로 정리한 히트제품 동향은 국내 소비자 및 기업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점에서 기업들에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만족 부문=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품질·가격·기능·애프터서비스 등에서 소비자를 두루 만족시켰다는 얘기다. 특히 정보기기와 가전제품 분야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이 대거 선정돼 소비자의 고급화 취향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파브 LCD TV’, LG전자의 드럼세탁기인 ‘트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자신문의 독보적인 영역인 그래픽카드 부문에서는 시그마컴이, 주기판분야에서는 제이씨현이 고객만족부문에 선정됐다. 지난 1·25 인터넷 대란으로 관심을 끈 보안분야에서 보안솔루션으로는 어울림정보가, PC보안으로는 안철수연구소가 각각 수상됐다.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인 이동통신서비스에는 SK텔레콤의 JUNE이, 초고속 인터넷에서는 KT의 메가패스 등이 선정됐다. 휴대폰에서는 삼성전자의 V300이 선정됐으며 올해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잇는 디지털카메라분야에서는 LG상사의 캐논 IXUS400이 뽑혔다. 국내 유통혁명을 이끌고 있는 인터넷 홈쇼핑으로는 LG이숍이 꼽혔다.
◇마케팅 우수 부문=마케팅 우수는 해당제품의 특징을 소비자 감성에 맞게 호소하고 적절한 판매전략을 수립해 판매를 극대화한 제품 등이 선정됐다. 마케팅 우수는 기본적으로 품질과 기능이 담보돼야 가능하다. 이 부분이 갖춰지지 못한 제품은 아무리 마케팅 정책을 잘 수립한다하더라도 롱런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PC인 X10은 제품이 갖고 있는 초슬림, 초경량 컨셉트를 적절히 표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LG전자의 TFT LCD모니터도 동종 모니터에서 가장 빠른 응답속도를 부각시킴으로써 실판매로 이끌어냈다.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하나포스V는 속도를 강조하는 광고기법을 도입했으며 KTF의 FIMM은 서태지를 등장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우일렉트론의 나노실버클라세는 소비자들의 친환경·친건강이라는 컨셉트를 담은 제품으로 국내에 친환경·친건강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품질 우수 부문=품질 우수는 제품이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평가된 제품은 단기간에 큰 실적을 거두기보다는 스테디셀러로 그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한다. 한국HP의 노트북 제품인 프리자리오 2800시리즈는 1년 가까이 꾸준히 사랑받는 노트북 제품으로 자리잡았으며 하우리의 PC보안 솔루션인 바이로봇은 품질면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팬택&큐리텔의 PS-E100제품은 cdma2000 1x EVDO용으로 GPS와 카메라 기능을 일괄 탑재한 카메라폰으로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서 떨어짐이 없다. TV의 대명사인 소니의 플라즈마 TV도 품질우수부문에 선정됐으며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올림푸스의 뮤300디지털이 뽑혔다.
◇디자인 우수 및 추천상품=이제 디자인은 제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부상했다. 디지털화로 제품간 성능격차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디자인은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자리잡았다. 노트북 부문에서는 한국후지쯔와 도시바코리아 등 일본계 다국적 기업들이 디자인 우수에 선정됐다. 이레전자의 TV 겸용 LCD모니터인 슬림아트도 중소업체로는 드물게 디자인 우수제품에 선정됐으며 PDA 전문업체인 싸이버뱅크의 포즈는 디자인측면에서는 세계 유수기업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심사단의 공통적인 평가다.
추전상품은 치열한 경합 때문에 비록 공식부문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공식부문에 선정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들이다. 한국후지쯔의 유닉스서버인 프라임파워, 유니와이드의 아프로 하이퍼 블레이드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