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상승곡선을 그리며 성장가도를 달려온 국내 중대형 서버시장이 올 1분기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IDC와 국내 서버업체들에 따르면 국내 1분기 중대형 서버시장은 2740억2천만원으로 3600억9천만원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보다 무려 23.9포인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실적은 2845억5천만원으로 조사된 지난해 1분기 시장실적 이후 분기마다 3201억9천만원(2분기), 3027억1천만원(3분기) 등의 규모를 보이며 경기회복을 예고했던 것에서 큰폭으로 하락한 수치로 올들어 서버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OS 기준으로 국내 서버시장의 8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서버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유닉스 분야는 2137억원으로 2909억6천만원 규모의 지난해 4분기보다 26.6가 줄어들었다.
이같은 서버시장의 위축은 이라크전과 사스(SARS)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시장을 견인해온 대형 수요처들이 투자를 2분기 이후로 연기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유닉스서버시장이 1940억2천만원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보다 10% 가량 성장한 것은 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국내 서버시장을 이끌고 있는 3사가 지난해 이후 새로운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유닉스서버시장이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체별 영업실적은 전체 서버시장의 경우 메인프레임 및 OS400 등 전용 시스템 비중이 적지 않은 한국IBM이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수성했다. 그러나 한국IBM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32.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유닉스서버시장에서는 한국HP가 10∼13%의 격차를 두고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IBM·를 따돌렸다. 한국HP는 경쟁사들이 전년 동분기 대비 한자릿수 성장에 그친 데 비해 20% 이상 성장치를 기록, 옛 컴팩코리아 합병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25% 감소했다. 나머지 기업들도 모두 20∼40%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1분기 유닉스서버사업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OS별 시장규모에서는 대부분의 SO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비해 윈도NT만이 지난 분기 대비 65.4% 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IDC는 17일 개최한 ‘2003 서버 비전’에서 윈도서버 2003을 비롯해 인텔과 AMD에서 모두 64비트 칩을 출시하는 변화에 힘입어 2005년부터는 유닉스 OS의 점유율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대신 윈도 OS를 비롯한 리눅스의 눈에 띄는 성장을 예측했다. 또 같은 시기에 인텔·AMD와 같은 64비트 범용 칩이 전체 서버시장의 10%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