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와 만남]코어세스 조갑철 이사

“KT의 50Mbps급 VDSL장비 도입 건이 터지고 해외에서 ADSL 6800장비의 선전이 뒷받침된다면 실적개선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등록 당시 통신장비업계의 기린아로 주목받았던 코어세스(http://www.corecess.com)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조갑철 이사(39)는 지금의 실적악화는 현실로 인정하면서도 앞으로의 실적개선에 대해서는 자못 자신감이 넘쳤다.

 “올초 예정됐던 KT의 50Mbps급 VDSL장비 도입이 계속 지연되면서 사실상 VDSL장비시장이 멈춰버린 듯한 것이 가장 큰 압박요인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관련 장비테스트와 도입이 시작되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본격적인 실적회복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해 코어세스가 올린 419억원의 매출에서 약 40%의 비중을 차지한 해외시장 매출이 올 상반기에는 국내시장보다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본에서는 야후BB에 지난 2001년 납품한 200만회선의 ADSL장비에 대한 유지보상 업무계약으로 연간 300만달러의 고정수입이 확보됐을 뿐 아니라 또 다른 메트로이더넷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또 대만과 유럽에서도 1차 압축된 최종테스트 업체군에 속속 뽑히는 등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는 일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01년 전년도에 비해 10배에 가까운 2384억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릴 당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습니다. 국내 VDSL시장이 지연되더라도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해외시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커다란 강점이라고 봅니다.”

 코어세스는 당장의 실적회복 노력과 함께 비용절감 및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우선 연구개발(R&D)부문과 생산시설의 집적화가 추진될 것이라고 조 이사는 밝혔다.

 “2001년부터 2년간 R&D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지금부터는 그다지 많은 추가투자를 요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회사측에서는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R&D와 성남공장을 합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그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전략적인 업무조정과 경영조치가 완료되면 안정적인 재무구조 아래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들어 CBO, CLO 물량 75억원을 모두 상환했습니다. 이로써 올해와 내년에는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나 채권물량이 거의 없습니다. 실적이 어려울 때 부담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단 지난해말 직등록하면서 공모 등 자금유입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긴급 운전자금 마련을 위해 올 하반기 한차례 증자는 진행할 방침입니다.”

 조 이사는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후 세계적인 생활·건강제품 업체인 P&G코리아에서 재무담당자로 7년간 근무한 뒤 99년 7월 코어세스 CFO로 합류한 이후 계속해서 재무쪽 일만 맡아온 재무통이다. 그는 170년 전통의 P&G에서 익힌 재무원칙을 ‘보수적 자금운용’이라고 요약했다.

 아리 드 호이스의 경영전문서적 ‘살아있는 기업’을 탐독하고 있다는 그는 요즘 코어세스를 어떻게 ‘영속하는 100년 기업’으로 만들지에 대한 고민에 푹 빠져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