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신용관리시스템으로 잘 알려진 개인종합신용정보제공업(CB:Credit Bureau)이 각광받고 있다.
CB는 소비자신용보고회사(Consumer Credit Reporting Agency)를 뜻하는 다른 이름으로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개인의 신용거래내역 및 관련 정보를 수집한 후 이를 평가, 재가공해 금융기관 및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교환소 역할을 하는 회사다.
이미 미국 등 선진 신용사회에서는 개별 금융회사가 CB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해 대출, 카드발급 등 거래승인여부와 한도결정을 자율결정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CB는 금융산업의 핵심 인프라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개인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으로 늘어나고 소비자 금융수요가 증대함에 따라 소비자 금융시장에서 정확한 신용평가 등 효율적인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는 CB제도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민간 신용정보기관인 한국신용평가정보(한신평정)와 한국신용정보(한신정)는 CB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해 CB사업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양강구도의 시장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16개 기관과 CB컨소시엄을 구성한 한신평정은 현재 120여개 회원사로 확대했으며 단기연체정보서비스, 식별정보서비스, 대출 및 보증정보서비스, 신용거래이력정보 등 회원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제공해 회원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신평정에 이어 지난해 9월 은행·신용카드·캐피털·생명보험·저축은행·백화점 등 37개 기관의 참여로 사업을 시작한 한신정은 현재 컨소시엄 구성 기관을 153개까지 확대했다. 지난 4월 시작한 2차서비스부터 거래원장과 실적 등 고객의 우량정보를 기반으로 한 CB신용보고서를 웹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내달 예정된 3차 서비스때에는 사기거래검색서비스 등 의사결정지원, 리스크 및 마케팅 보고서 등 고객의 성향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보고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CB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현재 불량·연체정보만 제공받고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대출금이 상환실적과 같은 우량정보 등을 통한 정확한 개인신용평가로 신용리스크관리는 물론 부실채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또 개인들은 과거의 금융거래 과정에서 정상적인 대출금 상환, 세금납부 실적 등의 우량정보가 충분히 쌓였더라도 한번의 소액연체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으며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대출금리를 개인의 신용평점에 따라 차등대우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신정의 남욱 정보사업본부장은 “CB는 합리적 신용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국민경제활성화 및 선진화를 촉진, 금융기관별 중복적인 데이터베이스구축 및 관리에 따르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국내시장도 오는 2007년에는 연간 700억∼8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