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등 집단 전자상가의 소매 유통점이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 유통점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온라인 비중이 이미 50%대를 넘어서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물류와 고객서비스 기능을 위한 접점으로 전환되고 있다.
◇현황=지난해까지 매장 확대 경쟁에 나서던 유통점들이 사업 전략을 바꾸고 있다. 집단 상가로 밀려오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매장을 확대하고 인테리어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던 것은 이미 옛말이다. 상가의 유입인구가 감소하면서 매장에 투자해도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상품 인테리어 개선이나 구매상품에 투자하던 인력과 비용을 물류와 고객 서비스에 대신 투입하고 있다. 또 사후 서비스 문제로 찾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매장에 AS 담당자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전통적으로 대고객 창구였던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이 급변하고 있다.
◇배경=이같은 변화는 먼저 인터넷 쇼핑몰 시장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 컴퓨존·아이코다·용산닷컴·IT컴퓨터·컴오즈 등 용산상가의 주요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이미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장을 앞서고 있다.
특히 컴퓨존·아이코다 등 90년대 후반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온 업체들은 이미 온라인 비중이 90%까지 치솟는 등 사업모델 자체가 온라인으로 바뀐 지 오래다. 신용카드와 현금 판매가를 동일하게 적용한 데다 전문 쇼핑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구매고객이 꾸준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대복 용산닷컴 사장은 “상당수 유통점들에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을 위한 물류기지로 활용될 뿐”이라고 말했다.
◇전망=주요 업체들과 달리 중소형 매장들은 자체 쇼핑몰을 알리기 어렵다보니 아직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소형 매장들은 다나와 등 가격 비교 사이트에 가격정보를 공개하고 오프라인 방문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할인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다나와가 단순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탈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연동 구매 방식으로 운영 전략을 수정하겠다고 밝혀 영세 유통업체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가격정보 확인과 구매가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에 의존하는 업체도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용산상가 소재의 오프라인 매장의 소매기능이 더욱 약화되면서 집단상가가 물류기능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나와 측은 “그동안 상당수 소비자가 다나와에서 가격정보를 확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했으나 올 8월부터는 구매까지도 모두 온라인에서 실행하도록 변경할 계획”이라며 “영세 유통 점포도 온라인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갈수록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사진설명: 집단 전자상가 소매 유통점들의 온라인 매출비중이 50%대를 넘어서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물류와 고객서비스 기능을 위한 접점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