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상가 가면 컴퓨터 조립을 한눈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선인상가 2층 조립PC·튜닉 매장

 선인상가는 1400여개의 컴퓨터 조립·부품 매장이 밀집해 있는 국내 최대 컴퓨터 집단상가다.

 이곳에는 삼보·삼성·현주 등 브랜드PC 대리점은 물론 모니터, 프린터, 메모리, 그래픽카드, PC용 스피커 등 전문 부품과 조립 및 튜닝 전문점 등이 뒤섞여 있다.

 다양한 매장이 서로 경쟁을 하는 탓에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이곳에 들르면 최신 사양에 해당하는 셀러론 2.0 PC를 50만∼100만원 정도면 조립할 수 있다. 이는 제조업체의 브랜드PC에 비해 20∼30% 저렴한 것.

 조립PC를 구입할 경우 직접 부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중고PC 제품을 다루는 곳도 수백곳에 달해 최신 모델에 그리 뒤처지지 않는 제품을 20만∼50만원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이같은 소문이 알려지면서 저가에 컴퓨터를 장만하거나 업그레이드를 위해 선인상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선인상가는 컴퓨터 조립 천국=선인상가는 삼각형의 구조를 가진 4층 건물로 여러 매장이 혼재해 매장 성격을 층별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편의를 위해 나누자면 1층에는 주로 CD·잉크·마우스·공유기·USB메모리 등 컴퓨터 관련 소모품과 주변기기 매장이 몰려 있다. 2∼3층은 조립PC와 모니터, 메모리, 그래픽보드 등 관련 부품을 판매하고 4층은 프린터·케이스·하드·메모리·브랜드PC 등을 파는 매장이 많다.

 이 가운데 전문적으로 PC를 조립·판매하는 곳은 대충 헤아려도 수백곳. 상가 곳곳에 주기판·메모리·CPU·그래픽카드·모니터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도매부품 매장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조립업체들이 ‘활동’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덕분이다.

 일례로 컴퓨터 슬롯을 끼우는 주기판 매장의 경우 프라임컴퓨터·알파정보통신·아인스시스템·다다씨앤씨 등 4층에만 수십군데에 달한다.

 업체마다 제품 브랜드도 아수스·기가바이트·NSI를 비롯해 ECS·타이안 등 중저가 제품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모두 갖추고 있다. 또 칩세트 종류별로 최신기종인 875PE부터 865PE, 845PE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수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주변 상가에 비해 저렴하다.

 컴퓨터 성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를 취급하는 전문점도 비슷한 규모. 최근에는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TFT LCD 모니터나 슬림PC들도 조립매장에 빠지지 않는 품목이다. 15인치 TFT LCD 모니터의 가격은 평균 35만원에서 45만원선. 슬림PC도 사양에 따라 50만∼1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업체간 경쟁이 심한 만큼 흥정만 잘하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가정의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TV수신카드도 많이 팔리는 품목이다.또 PC를 개성있게 코디할 수 있는 PC튜닝 매장도 2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본체나 모니터의 색깔을 바꾸거나 네온이나 LED를 삽입해 반짝거리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울러 컴퓨터를 식혀주는 공랭식 쿨러를 워터쿨러로 바꿔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PC 본체를 아예 수족관으로 꾸며주는 매장도 생겼다.

 상가 2층에 위치한 크로스오범존의 손원일씨(22)는 “신세대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마니아를 중심으로 PC를 입맛에 맞게 장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컴퓨터도 개성시대를 맞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튜닝에 소요되는 비용은 LED나 네온등을 통해 빛을 내거나 도색을 하면 30만∼40만원, 도금이나 수족관을 만들 경우 1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고객서비스도 한차원 업그레이드=선인상가 상우회는 최근 대고객 서비스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이곳은 상가 어디를 가도 쉴 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호객행위가 빈번해 고객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쇼핑으로 지친 고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복도 중간에 휴게실을 마련한 데 이어 상가 내부에 삼각공원을 설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상우회 차원에서 호객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우회 박광태 부회장은 “선인상가는 90년대 초반 자리를 잡아 10년이 넘는 컴퓨터 전문 집단상가를 이룬 만큼 가격경쟁력과 서비스 기술능력이 타 상가에 비해 탁월하다”며 “앞으로 친절한 서비스를 통해 선인상가의 이미지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