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화관광부는 수년간 정체돼 있던 조직 분위기가 모처럼 활기에 넘치고 있다.
이창동 장관이 취임 100일이 지나서야 단행한 실국장급 인사와 과장, 사무관급 인사가 끝난 현재 직원들의 반응은 “이 장관이 그동안 골치아픈 숙제로 남아있던 인사적체를 해결했다”며 “이제는 일 할 맛이 난다”는 분위기다.
지난주에 있었던 사무관급 인사도 희망부서에 우선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대폭적인 이동이 이뤄졌다.
문화부는 그동안 5급 이상 직원 30여명이 남아돌아 6급 주사나 5급 사무관의 경우 13년이 넘도록 승진을 못할 정도로 인사적체가 극심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새롭게 행시에 합격한 5급 사무관들이 문화부로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포화상태’가 지속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 있었다. 심지어는 “행시에서 1등을 해도 문화부에는 올 수 없다”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같은 조직 분위기 때문에 이 장관도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이 장관은 전임 장관들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과감한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분위기를 쇄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단행된 실국장급 인사로 총 8개의 실국장 자리 중 5개가 비면서 과장급 5명이 승진할 수 있었고 이어서 실시된 과장급 인사에서도 숨통이 트게게 된 것.
그러나 문화부는 워낙 남아도는 인력이 많아 이번 인사를 통해 인사적체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실국장과 과장급에서는 어느 정도 적체가 해소됐지만 5, 6급의 경우는 TO를 크게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문화부는 5, 6급의 경우 일하고 싶은 희망부서를 신청받아 우선적으로 배치해주는 등 직원들의 불만 해소에 많은 비중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