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기술인 HNCP(Home Network Control Protocol)가 국내 홈네트워크 기술 표준안으로 제안됐지만 모뎀 방식에 대한 표준안이 포함되지 않아 앞으로도 상당기간 제품간의 완벽한 호환성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PLC포럼(위원장 한국전기연구원 김요희 박사)는 지난 20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지난 1년반 동안 개발해온 홈네트워크 표준인 HNCP 1.0 버전에 대해 회원사들의 추인을 받고 이를 국내 표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홈네트워크 표준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안된 HNCP 표준은 저속 전력선통신을 하는 가전제품 및 각종 스위치 등에 대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명령어 체계 및 주변부품과의 통신 프로토콜을 정의하고 있으나 홈네트워크 기기간의 통신 프로토콜인 모뎀부분에 대한 표준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국내에서 독자적인 모뎀 방식을 추진할 만한 기술적인 기반이 부족한데다 특정 업체 방식으로 모뎀 표준을 정할 경우 다른 업체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이해가 직접 충돌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재와 마찬가로 HNCP 프로토콜을 탑재한 제품일지라도 서로 다른 모뎀칩을 사용할 경우 홈네트워크 기기간 호환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HNCP 프로토콜을 탑재하더라도 모뎀칩이 다르면 호환성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뎀칩으로 각각 애실론(미국)·아이트란(이스라엘)칩을 사용중이며 양사 제품간에는 호환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PLC포럼 측은 “게이트웨이에 여러가지 방식의 모뎀 신호를 다른 제품에 맞도록 변환하는 장치를 둠으로써 호환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게이트웨이 개발에도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데다 가격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3년간의 연구를 거쳐 마이크로프로세서부터 모뎀 방식까지 모두 정의한 홈네트워크 표준안인 에코넷을 제정했지만 국내의 경우 일부 업체의 조기 상용화 논리와 모뎀업체들간의 이해 충돌로 결국 절반의 표준에 그친 셈”이라며 “홈네트워크사업의 잠재력을 고려, 장기적이면서 체계적인 표준화안 제안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