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가이드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는 것

 지원한 후보자들 중에서 채용 대상자를 결정할 때는 업무능력외 부분에도 나름대로 분명하고도 전략적인 기준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가치관에 적합하고 중장기적인 경영상의 이익과 성공을 위해 필요한 보다 광범위한 기술이나 준비상태, 그리고 태도측면의 평가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진이 채용과정에 깊이 개입함으로써 실제로 좋은 인재 확보에 계속적인 성공을 하는 회사를 보게되면 다행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더나아가 핵심인재라고 생각되는 지원자가 있으면 만사를 제쳐놓고 직접 나서거나 전문적인 채용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태도는 후보자의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 보다 유리하게 만든다. “채용과정은 무시무시하다. 그러나 우리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라고 한 어느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의 최고경영자 말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최고경영자의 오랜 경험은 회사의 전통과 지향하는 가치명제에 후보자가 지닌 적합한 기술, 인성, 태도 등이 잘 조화되고 융화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그것은 상호간에 옳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신뢰형성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가치관이나 전략적 정체성, 문화 등은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반적으로 예상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더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각 회사마다 가진 이러한 특성들이 실제 면접과정동안 인사담당자나 최고경영자의 판단에 반영되어 지원자의 채용여부를 확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30년 역사의 회사이지만 24년동안 연속흑자를 내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인사담당자로 채용되기 위해서는 유머감각이 최우선 사항이라고 한다. 회사의 성공에 인사담담자의 유머감각이 기여하고 있음을 믿는 그 항공사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적어도 ‘가장 존경받는기업’으로 또는 ‘가장 근무하고 싶은 회사’로도 거듭 선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는 “성공한 경험(역사)을 가지고 있고 회사의 독특한 시스템속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만을 채용한다”고 주장한다. 총명하지만 의사전달에 유능하지 못하거나 더불어 일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용하지 않는다고 골드만삭스의 CEO는 말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 S기업의 인사담당은 “우리는 면접시 삐딱한 성격의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 회사내 경험많은 채용담당자들은 본능적으로 그러한 지원자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 바도 있다.

 오래전의 얘기지만 어느 기업의 초보 인사담당자 시절 필자는 신입사원 공개채용시 적용한 면접전형 체크리스트(평가요소)를 다음과 같이 만든 적이 있다. “학교, 전공, 성적 연구실적, 연령, 출신지, 본교/분교여부, 어학성적, 성격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유감스럽게도 이들 항목이 회사의 가치와 전통, 문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당시에 이러한 기준에 의해서 채용된 직원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회사의 기대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래가지 않아 대다수가 이직해버리는 쓰라린 경험을 하곤 했다. 오늘날에도 주변을 돌아보면 ‘인재사관학교’라고 별명을 가진 기업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따라서 인사(채용)담당자가 단지 이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중요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단지 이런 방식의 지원자전형은 매우 단순하고 기능적인 일이므로 높은 급여를 주면서까지 경험이 많은 인사(채용)전문가가 필요로 하지않는다. 그러나, 거듭되는 인재확보의 실패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기업에 적합한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기업의 성공과 발전에 직결되기 때문에 핵심적인 경영행위의 하나다.

 또한 어떤 인재도 모든 기업에 적합한 인재가 될 수 없다면 어떤 기업도 모든 인재에게 적합한 회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채용담당자가 자신의 회사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고 확보하는 능력과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안병공 <서울써어치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