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서 ASIC을 대표하는 간판기업들이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씨앤에스테크놀러지·서두인칩·아라리온 등 시스템 제조·판매나 유통을 겸하는 기업들이 중심을 이뤘던 반면 순수 반도체 매출로 100억원이 넘는 MCS로직이 내달 초 공모를 시작, 반도체설계업체(fabless)의 전형을 만들겠다며 새로운 바람몰이에 나섰다. 이와 함께 다윈텍·상화마이크로텍·토마토LSI 등이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ASIC분야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퇴출위기에 놓인 1세대=그동안 1세대 간판 ASIC업체들은 시스템 판매와 유통을 주력으로 해왔다. 이들 기업은 코스닥 등록에는 성공했지만 기술력에 대한 논란이 일어왔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코스닥 등록위원회에서는 반도체기업의 코스닥 등록 심사에 강력한 등록 기준을 제시하는 등 반도체 벤처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았다.
특히 최근 1세대 반도체기업의 대표주자인 서두인칩의 유영욱 사장이 최근 주요 경영진과 함께 지분 23.14%(277만6983주)를 벤처 지주회사 엔엠씨텍에 매각, 경영권을 넘기면서 관련업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에 앞서 씨앤에스테크놀러지는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주력 사업을 영상전화기 로 변경했으며 아라리온 역시 스토리지 유통 및 제조로 주력 업종을 바꿨다. 이같은 선두 기업들의 부진한 성적표에 상당기간 후발 반도체 설계 벤처기업들의 IPO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새로운 2세대 등장 초읽기=다음달 초 공모를 시작하는 MCS로직도 지난해 11월 1차 심사에서 탈락됐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구체화해 이번에 재심을 통과했다. MCS로직은 ‘순수 반도체 설계 기업’이라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00년 말 양산을 시작한 CDMP3 코덱칩이 지난해 111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13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게 IPO의 근간이 됐다. 또 내달에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디코더칩을 원칩(one chip)화해 기술력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남상윤 MCS로직 사장은 “순수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올해 코스닥에 새로운 축을 형성할 것”이라며 “반도체기업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화마이크로텍은 대만 TSMC의 공식 디자인하우스. 최근 파운드리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호조를 등에 업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디자인하우스와 자체 시스템온칩(SoC) 설계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다윈텍도 2세대 기업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 LCD 구동IC(LDI)로 급상승중인 토마토LSI와 WCDMA 기지국칩 및 DVR칩업체 에이로직스도 코스닥 등록을 고려중이다.
업계에서는 1세대가 걸었던 뼈아픈 경험들을 벤치마킹해야만 신세대 주자들이 장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영욱 사장은 퇴임변에서 “단순히 반짝 뜨는 IT제품 하나로 IPO에 간다는 것은 시장이 좁은 한국에서는 무리”라면서 “5년 이상을 내다보는 폭넓은 R&D 실력과 팀워크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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