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필립스와 미국 지상파디지털TV 차세대 표준기술 개발에 나선다.
ETRI는 24일(현지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메리어트호텔에서 미국 디지털TV 방식의 수신상 문제점을 해결할 차세대 디지털TV 표준기술을 필립스와 공동개발키로 하는 국제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ETRI는 이번 계약에서 채택되는 신기술들이 기술료 부과대상인 수신칩 기술의 50∼70% 지분을 갖게 되고 내년부터 2006년까지 2650만달러의 기술료 시장을 양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승원 팀장은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디지털TV 기술의 지적재산권을 선점할 수 있다”며 “미국 방식의 문제 해결로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연구 성과는 미국 디지털TV방식위원회(ATSC) 심사를 거쳐 미국 제니스사와 ATI사가 공동으로 내놓은 기술과 함께 차세대 미국 복수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표준안으로 채택될 경우 ETRI는 막대한 기술료 수입과 함께 국내 디지털TV산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캐나다·한국이 디지털TV 지상파방송 전송방식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미국 방식은 도심환경에서의 수신능력이 떨어져 우리나라 디지털TV 전송방식 선정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고화질 방송을 실내에서 수신하거나 이동 중 수신하는 경우에는 화면이 깨진 채 정지되는 현상의 경우 유럽 방식에서도 나타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TSC는 연내 확정 예정으로 차세대 표준기술을 선정할 예정이지만 필립스는 단독으로 ATSC에 내놓은 기술이 수신상태가 불안정해 심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바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