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말부터 내년까지 총 4조4000억원을 투입해 300㎜ 웨이퍼 전용 일괄가공생산공장(fab) 12라인과 13라인 증설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중 300㎜ 웨이퍼도 월 4만장 이상을 투입할 수 있어 인피니온·TSMC·UMC·엘피다 등 해외 메모리업체의 2∼5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를 확보, 이들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릴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 임원회의를 통해 12라인 페이즈2에 들어가는 장비를 오는 10월과 11월에 반입키로 하고, 노광(리소그래피)·현상(포토)·증착 등 핵심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장비발주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내년초에는 13라인 신규 투자에도 나서기로 하고 실무담당자 인선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태스크포스를 가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에 도입되는 12라인 페이즈2는 300㎜ 웨이퍼를 월 1만2000장 투입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투자규모는 페이즈1에 투입된 1조4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구축되는 13라인은 역시 300㎜ 웨이퍼 처리능력이 월 1만장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3라인 투자를 내년 1분기말로 앞당기면서 현재 0.13미크론(㎛) 공정을 90나노(㎚)로 업그레이드시킨다는 방침이며 이를 위해 총 3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13라인부터는 기존의 불화크립톤(Krf) 스테퍼(노광장비) 대신 미세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아르곤(Arf) 스테퍼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13라인까지 풀가동할 경우 11라인 일부(월 7000장)와 12라인(월 2만5000장)을 합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월 4만∼5만장의 300㎜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경쟁사들은 300㎜ 웨이퍼 처리능력이 현재 최대 월 2만장 수준이고 아직 추가증설 계획이 없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12라인 페이즈1 양산체제에 돌입하는 등 300㎜ 웨이퍼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한 상태라 12라인 페이즈2와 13라인에 대한 추가투자는 결정만 남아 있었다”며 “삼성의 300㎜ 라인 대규모 투자는 최근 D램 메모리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가 기존 6·7·8라인을 비메모리 라인 등으로 전환하면서 메모리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300㎜ 웨이퍼 신규투자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경기호전에 대비해 실무검토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아직 사장단이 참가하는 경영위원회 추인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만큼 완전히 확정된 상태로 볼 수 없다”면서도 “삼성전자는 이미 12라인 페이즈1을 통해 300㎜ 양산체제를 갖춘 경험이 있는 만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투자시기가 결정되면 금방 라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13라인 투자가 완료될 경우 현재 화성 반도체공장의 여유공간이 완전히 소진되는 만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공장 증설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차기 투자에 상당한 부담을 안을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연말부터 3~4조원 투입…라인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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