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사장, 전사적자원관리(ERP)라는 거… 도입하니까 어때?”
“글쎄. 경기도 안좋고 해서 조금 부담은 됐지만 막상 깔아 놓고 보니까 재고도 줄고 좋은 것 같아.”
실제 실물경기는 침체되고 있는데 반해 정보화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요즘, 중소기업 CEO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흔히 나누는 대화다. 사실 요즘처럼 정보화를 주저하는 중소기업, 정보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 모두가 나름대로의 명확한 이유를 갖고 있는 시기도 드물다.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ERP?”
“사업가가 시대의 대세를 거슬러서야….”
문제는 자금 여력이다. 경기가 좋으면 일단 대세에 거스름없이 따르지만 대세임을 알면서도 주저하고 있는 것이 현재 모습인 셈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본적인 정보화체계를 갖춰놓지 않으면 글로벌경쟁시대에 낙오돼 점차 아무것도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정보화를 앞장서서 끌어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 IT화 지연은 결국 국가정보화 및 산업정보화의 보틀넥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 정보화는 개개 중소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보화의 미래 비전을 담보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2001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중소기업 IT화 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기획되고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단 2007년까지 잠정 계획이 잡혀 있는 이 사업은 기업정보화를 통해 국가 e비즈니스화를 정착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최근 중소기업IT화 사업에 참여한 13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ERP를 도입한 중소기업들은 도입 이전에 비해 업무효율성을 두배 이상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는 ‘총자산순이익률 2.8%P 증가(8.3%→11.1%)’ ‘월말결산기간 2.9일 단축(6.1일→3.2일)’ ‘판매주문처리시간 17.1분 단축(43.6분→26.5분)’ ‘구매처리시간 62분 단축(146.8분→84.8분)’ ‘물류조달시간 29.6분 단축(63.4분→33.8분)’ ‘판매주문처리시간 17.1분단축(43.6분→26.5분)’ ‘고객서비스대응시간 10.1분 단축(32.4분→22.3분)’ ‘월말결산기간 2.9일 단축(6.1일→3.2일)’ ‘매출액영업이익률 2.5%P 증가(10.3%→12.8%)’ 등이다.
산자부는 중소기업들에 IT화의 필요성을 알리고 IT화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1년에 두차례씩 ‘상반기 중소기업 IT화 대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올해(상반기) 영예의 산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업체는 △협업적IT화부문―새론오토모티브(대표 김광식) △ERP부문(공동수상)―잉크테크(대표 정광춘)·엘시시(대표 백성천) △기초정보소프트웨어부문―선인텔레콤(대표 신태용) 등으로 결정됐다.
산자부·중기청·중소기업진흥공단·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전경련 경제인클럽에서 ‘2003 상반기 중소기업IT화 대상 시상식’을 갖고 산자부장관표창 수상업체를 포함해 중기청장표창·중진공이사장표창·대한상의회장표창 등 총 15개 중소기업을 시상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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