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PC시장도 슬림화 바람 분다

 행망PC 시장에도 슬림화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설치공간이 적은 슬림PC기종을 하반기 조달청에서 발주할 행망PC 사양에 포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관공서와 학교에서 사용되던 투박한 타워형PC도 날씬한 슬림형 모델로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행자부가 하반기에 구매할 행망용 슬림PC사양은 PC본체 용적은 14리터 이하, 펜티엄4 2.66㎓에 주기억장치는 512MB, HDD는 7200vpm급 80Gb가 유력시되는데 이는 시중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PC사양(CPU 2.4㎓, 메모리 256MB, HDD 60Gb)보다 더 호화로운 스펙이다. 이에 대해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행정부처와 교육계에서 고급화된 PC사양을 요구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슬림모델을 채택하기로 했다”면서 PC제조업체와 세부적인 스펙을 조율해 다음달 중순까지 행망용 슬림PC사양을 최종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C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행망용PC 입찰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급 데스크톱PC 수요가 슬림PC로 대체되는 신호탄으로 간주하고 행망 시장을 겨냥한 슬림형 제품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조달청에 공식등록된 슬림PC기종은 현대멀티캡의 네오슬림 3200(두께 90㎜)이 유일하지만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여타 PC업체도 다음달까지 각각 슬림PC기종의 조달청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슬림PC가 같은 사양의 데스크톱PC보다 10만원 가량 비싸지만 설치공간이 절반으로 줄고 깔끔한 디자인 등 장점이 많아 올 하반기 행망PC 수요의 약 60%(14만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행망용PC에도 슬림화·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행망PC 수요를 일반 컨슈머PC에 비해 성능도 뒤처지고 디자인도 투박한 싸구려 PC의 경연장으로 간주해온 PC업계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최근 관공서의 PC 수요가 눈에 띄게 고급화되면서 싼 가격 외에도 디자인·저소음·멀티태스킹 능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행망 시장에는 슬림PC와 스프링데일PC 등 고급기종으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일한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