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1대 주주인 LG가 800억원의 투자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이사진은 이 규모가 재무구조 개선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라며 난색을 표시, 다음달 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LG의 의견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25일 업계와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하나로 이사회에서 외자유치안의 결정이 유보된 것은 당초 알려진 AIG-뉴브리지컨소시엄의 주당 인수가격(3000원)의 문제가 아닌 경영권을 노린 LG그룹측의 800억원(전환사채 형식) 투자제안 때문이었다.
대부분 이사들은 전환사채 방식의 800억원 정도로 단기채무를 충당하기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어서 LG측이 전향적인 투자 의향을 밝히지 않는 한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당초 외자유치안을 승인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 이사회 참석자는 “기대에 못 미치나 LG그룹이 경영권을 고집하는 만큼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며 “다음 이사회에선 더이상의 배려가 없을 것”이라며 외자유치안 승인을 강력히 시사했다. LG측 대표로 이사회에 참석한 KIDC 남영우 사장은 “우리측 제안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그룹의 투자여력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일 내 하나로통신 경영권 확보의지를 보여줄 만한 획기적인 방안이 없어 기존 협상안대로 외자유치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