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 주요 경영진이 수출확대를 위한 해외출장에 대거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이 23∼26일 중국 출장에 나서 베이징현대·기아차 사업확대 등 중국사업 강화활동을 벌인 것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경영진 20여명이 이달 중순부터 7월초까지 3주간 순차적으로 해외출장을 떠나고 있다.
현대·기아차 부사장과 임원들은 해외사업 담당 중역을 중심으로 전세계를 북미, 중남미, 유럽, 아시아, 중동·아프리카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잇따라 출장길에 올라 주요 딜러를 방문하고 판매법인을 점검하는 등 수출물량 추가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경영진이 대거 해외출장에 오른 것은 정 회장이 ‘내수부진을 수출확대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 움직임을 보여 회사 내부적으로 긴박한 상황이지만 내수침체로 인한 부진을 만회하는 길은 수출을 확대하는 것뿐이어서 당장 해외시장을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경영진의 해외출장을 통해 수출물량을 보다 많이 확보하더라도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수출차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내수판매 차량의 경우 재고가 충분하지만 수출차량의 경우 주문이 열흘치(2만9000여대) 가량 밀려 있는 등 여유분이 충분하지 않아 노조의 파업이 이뤄지면 해외 딜러 등에게 물량을 제때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