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e-Biz클럽 토론회]ASP산업 현황과 발전 방향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산업, 이제 도약이다.’

 전자신문과 한국커머스넷(회장 김재민)이 공동 주관하는 ‘제17차 e-Biz클럽 토론회’가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내 ASP 산업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윤병남 한국전산원 지식정보기술단장의 주제발표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국내 ASP산업이 태동기를 맞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한국형 ASP모델과 중단기 로드맵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또 ASP서비스 활성화의 선결과제로 신뢰도 향상을 꼽고 이를 위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ASP를 통해 국내본사와 해외지사간 통합시스템을 구현한 사례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고 한국형 ASP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사례와 노하우를 응집해 아시아 등 해외시장 수출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참석자>

 이창우(데이콤 e비즈사업부 상무)

김형민(더존디지털웨어 이사)

 백기훈(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과장)

신광승(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사장)

 오병기(넥서브 사장)

 정혜영(아이컴피아 사장)

※사회=정태명(성균관대 교수)

 

◆주제발표; ASP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

-윤병남 한국전산원 지식정보기술단장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디지털 비즈니스 시대가 요구하는 적기 시장대응(time-to-market)을 충족할 수 있는 방안으로 등장했다. 네트워크 기반의 글로벌화와 통합이 필요해지면서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기보다 ASP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비용대비 효과를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와 신기술 발전에 따른 소프트웨어 생명주기 단축과 그에 따라 추가되는 구축 및 관리비용, 인력부족현상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ASP의 효용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ASP는 네트워크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임대사업으로 기존의 IT 아웃소싱과 다른 특징을 가진다. 고객이 전산실이 없어도 인터넷 접속 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기능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서비스이며 판매대상이 제품이 아닌 서비스라는 점, 그리고 중앙집중적인 관리를 통한 일대 N 방식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다르다.

 ASP는 네트워크·플랫폼·애플리케이션·서비스·운영 등 여러 계층의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애플리케이션은 간단한 개인용에서 복잡한 기업용에 이르기까지 IT전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다.

 해외 ASP시장은 서비스 업체간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및 사업구조 개선 등을 통해 올해부터 안정적인 매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범용서비스는 물론 특화된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노력이 진행중이며 차세대 e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대두되는 웹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내년 국내시장규모는 약 19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통신업체·시스템통합(SI)업체·독립소프트웨어업체(ISV)·하드웨어업체 등 다양한 IT 기업들이 중견중소기업(SMB)을 겨냥해 시장에 진입해 있다. 국내 ASP 사업자들의 타깃시장이 전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외국계 ISV의 국내 진출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ASP방식을 적용해 300만 소기업(50인 이하) 및 자영업자의 정보격차 해소를 목표로 진행중인 소기업네트워크사업을 통해 22만명의 가입자가 83개 기초 및 통합 IT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ASP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ASP의 확산과 발전을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인식전환을 꾀할 수 있는 성공사례의 발굴과 홍보가 요구된다. 또 사업자와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안정성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규모 및 업종별로 다양한 프로세스와 환경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이 개발돼야 하며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위한 거점 활성화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같은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서 얻어진 경험과 노하우를 응집해 아시아 등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주제토론>

 ◇사회=올해 ASP분야는 그동안의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이제 ASP를 SODY(Service on Demand for You)’라는 전략적인 틀로 접근해 고객 필요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국내는 물론 해외 비즈니스로까지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할 시점이다. ASP산업은 여러 사업주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오늘 이 자리가 국내 ASP산업의 토대를 더욱 견실하게 만들기 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오병기(넥서브 사장)=ASP가 아직은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고객의 활용사례를 통해 충분한 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해가 ASP모델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해라고 본다. 초창기 10개사가 넘던 ASP업체 중 현재 3, 4개만 생존하고 있고 향후 업체간 인수합병과 사업개선을 통한 집중화가 이뤄질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 3년간 ASP 이용 기업들이 재계약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ASP가 고객의 요구를 충족했다는 방증이다.

 이제 초창기 ASP산업의 성과를 정리하고 한국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네트워크와 하드웨어는 ‘유비쿼터스’로, 사람과 소프트웨어를 ‘ASP’로 각각 정의했듯이 정부·학계·업계가 머리를 맞대 오는 2005년을 겨냥한 ASP산업의 로드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법인과 공장을 연계한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에도 ASP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정부도 이에 대한 지원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창우(데이콤 e비즈사업부 상무)=데이콤도 소기업네트워크 사업을 수행하며 ASP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주력했지만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문성과 커스터마이징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었다. 고객은 서비스 이용후 매출증대, 비용감소 효과에 앞서 신뢰성을 매우 중시한다. 실제로 장애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통신 사업자가 ISV를 이끌고 허브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본다. 사업 활성화 이전에는 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수행한다. 소기업들의 ASP 활용을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신뢰성과 안정성을 가진 사업자 양성에 정부가 초점을 둬야 한다.

 ◇정혜영(아이컴피아 사장)=ASP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안성과 서비스 수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검증과 홍보가 이뤄진다면 시장 활성화는 먼 얘기가 아니다. 또 CEO와 현업 실무진의 업무 룰에 기반한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전자입찰시스템 활용사례를 보면 기업이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얼마나 서비스를 적용하고 이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ASP의 활용도가 달라진다. 아이컴피아도 솔루션 기반 사업에서 ASP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 서비스는 ASP서비스 업체와 통관·물류 대행 사업자간 온오프라인 결합이 선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서비스 가입자 목표 확보라는 양적 접근보다는 고객이 만족하는 양질의 성공사례를 발굴해갈 계획이다.

 ◇신광승(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사장)=최근 명품 임대사업이 관심을 모았듯이 ASP도 비록 시장초기 단계로 정부가 견인하고 있지만 대세라고 본다. 이제 시스템 자산을 소유하는 시기는 지났다. ASP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임대사업 모델이지만 향후 고객중심의 다양한 모델로 발전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콘텐츠는 관련 법안이 시행되고 있고 차세대 국가 핵심산업으로도 분류될 만큼 중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ASP모델이 콘텐츠 유통의 또다른 모델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효과적인 소비자 지향의 ASP모델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콘텐츠의 적절한 융합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신력을 바탕으로 ASP사업자와 연계해 각종 업종별 콘텐츠 유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김형민(더존디지털웨어 이사)=고객은 투자비용부담과 정보화인력 부족 등을 정보화 추진의 애로점으로 꼽으면서도 ASP의 안정성과 정보유출 우려 때문에 쉽게 서비스 도입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ASP 서비스 이탈고객들은 폐업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라이선스 구매로 전환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ASP사업자들은 생존을 위해 컨설팅과 부가 솔루션 판매로 선회하는 게 현실이다. 결국 과거 증명되지 않은 ASP사업 모델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급자 과잉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폐업, 인수합병 등의 구조조정기를 잉태했다. 진정한 ASP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우선 애플리케이션을 컴포넌트기반개발(CBD)처럼 프로세스 단위로 미분해 고객필요에 따라 유통, 조합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백기훈(정통부 인터넷정책과장)=ASP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기반은 마련됐다고 본다. 하지만 소기업의 정보화는 단기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운 만큼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ASP서비스와 관련된 인증제도, 서비스수준계약(SLA) 제도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과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또 공급자 지원은 물론 사용자에 대한 현실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이와 함께 ASP사업의 성공사례를 적극 발굴해 해외시장 개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세계적으로 ASP는 침체기를 지나 확산기를 맞고 있다. 고객만족도도 커져 계약 갱신율이 높아지고 있다. 또 공급자간 인수합병은 서비스 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다. IBM의 온디맨드 사업도 ASP의 이같은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정리=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